- ▲ 원시림과 삼나무가 뒤섞여 울창한 숲을 이룬 거문오름 분화구. 분화구 너머로 제주의 오름들이 그림처럼 바라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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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래자연휴양림은 제주 서귀포시 조천읍 교래리 늪서리오름과 큰지그리오름 일원 230만㎡(약 69만6,000평)에 5년 동안 사업비 100억 원을 들여 조성해, 2011년 5월 29일 개장한 제주의 세 번째 자연휴양림이다.
휴양림은 삼림욕지구와 생태체험지구, 휴양지구, 야영지구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조성됐다. 산림욕지구는 소와 말이 다니던 길을 산책로로 조성한 곶자왈 숲길과, 정상에 이르기까지 말발굽형 분화구를 둘러보는 큰지그리오름 3.5km 탐방로로 이뤄져 있다. 팽나무, 산딸나무 등 낙엽활엽수와 상록활엽수, 고사리 등 양치식물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1.5㎞의 곶자왈 생태관찰로와 해발 600m인 큰지그리오름 정상 조망도 교래휴양림의 자랑거리이다. 큰지그리오름에 오르면 한라산과 수많은 오름이 한눈에 들어 올 정도로 경관이 좋다. ‘늪서리오름’에는 야영장과 캠프파이어장 외에 7,000㎡의 잔디광장, 5인제 미니축구경기를 즐길 수 있는 풋살경기장, 다목적운동장이 조성돼 있다.
휴양지구에 지어진 숙박시설인 ‘숲속의 초가’ 8채는 제주의 천연 숲속에서 이색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초가 형태로 시설돼 있고, 지난 9월 1일 개장한 콘도형 휴양관은 2동에 8실이 갖춰 있다. 1박 기준으로 33㎡형 4만 원(성수기 7만 원), 52㎡형 6만 원(9만8,000원), 69㎡형 7만 원(11만 원)이다. 숙박 예약은 홈페이지(www. jejustoneparkforest.com)를 통해 가능하다.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600원이다. 문의 064-783-7482.
오름의 역사와 속살 보여주는 거문오름
제주의 오름나그네들이 태곳적 분위기의 경관과 독특함에 대해 극찬하는 오름이 거문오름(456m)이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분출된 용암이 분화구 안에 15~30m 깊이로 파인 약 2km 길이의 붕괴도랑을 따라 약 14km 떨어진 바닷가까지 흐르는 사이 20여 개의 동굴을 형성하는, 독특함을 높이 사 2008년 한라산·성산일출봉과 함께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거문오름은 일본의 침략사와 제주의 암울한 역사인 4·3사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이다.
탐방안내소에서 마을길을 거쳐 너른 개활지로 들어서면 우선 삼나무 우거진 오름 사면과 억새가 반짝이며 반겨준다. 거무튀튀하고 신령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거문오름은 제주의 수많은 오름과는 다르다. 여느 오름처럼 산릉에 가을의 전령 억새가 만발해 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가파른 계단길 따라 분화구 둘레에 올라서면 전형적인 제주의 풍광이 펼쳐진다. 오른쪽으로 함덕 바닷가에 솟아오른 서우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한라산 화구벽 뒤편으로 밭돌오름과 안돌오름, 높은오름, 동거문오름, 따라비오름 등이 봉긋봉긋 솟아 있다.
화구 밖 조망보다 화구 둘레를 이룬 원형 능선이 더욱 인상적이다. 하나하나 용(龍)이라 일컬어지는 봉우리들이 줄지어 솟구치며 북쪽으로 비스듬히 기운 오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이런 형세 덕분에 거문오름은 아홉 마리 용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형국이라고 일컬어진다.
오름의 속살 또한 여느 곳에서는 보기 힘든 깊은 자연을 보여준다. 입구에서 억새가 반짝이는 들판을 150m쯤 가로지르면 삼나무 숲길이 나타나고, 이어 어둠침침할 만큼 우거진 숲속으로 들어선다.
11월 단풍빛이 아름답다는 숲길을 따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샛길을 따라 함몰형 지형으로 내려서자 쇠파이프를 격자로 엮어 입구를 막아놓은 항아리형의 수직굴이 나타난다. 수직 35m 깊이의 선흘수직동굴이다. 일제시대에는 일본군이, 4·3사태 때는 주민들이 숨어 지내기도 했다는 이 동굴에서는 4·3사태 때 던져진 주민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하늘을 가릴 만큼 짙게 우거진 숲에는 층층나무, 붓순나무, 생달나무, 합다리 등 생소하면서도 다정스럽게 와 닿는 이름의 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아름답게 지저귀는 새소리가 숲을 파고들며 배경음악까지 만들어주니 숲은 더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희귀조류인 흰눈썹황금새와 팔색조가 눈에 띄기도 하고, 봄의 전령으로 알려진 제주 텃새 제주휘파람새가 서식하는 숲이다.
여름엔 시원한 바람, 겨울엔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는 풍혈(風穴)을 지나자 용암 함몰구가 나타나고, 용암협곡도 나타난다. 함몰구는 지층을 이룬 용암이 허공을 이룬 밑으로 꺼지면서 형성된 지형이고, 용암협곡은 뜨거운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깊게 파인 바위 협곡이다.
천연림이 우거진 분화구 안은 주민들이 숯을 굽고 화전을 일구며 평화스럽게 살기도 했지만 태평양전쟁 때는 패색이 짙어진 일본군이 주둔했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6,000여 병력의 일본군 제108여단이 만든 갱도진지 등 군사시설은 오늘날까지도 오름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하지만 짙은 숲이 역사의 상흔을 덮어가고, 용암협곡과 화산탄 같은 곳들은 오랜 세월 속에서도 신비감을 잃지 않고 있다.
알오름을 가운데 두고 억겁세월을 엿볼 수 있는 순례길을 따르노라면 어느 샌가 오름 한가운데 봉긋 솟구친 전망대에 올라서게 된다. 아홉 마리 용이 둘러싼 화구와 화구 안의 원시 숲이 한눈에 조망되면서 다시 한 번 거문오름의 신비로움에 감탄하게 된다.
A코스는 화요일 외에 09:00~12:00 탐승 가능
1998년 7월 1일부터 개방한 거문오름 탐승로는 제주산악연맹과 세계자연유산보존위원회·거문오름트레킹위원회가 공동 조사해 만들었다.
A코스(8km)는 거문오름의 봉우리와 봉우리가 연이어지는 분화구 능선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돈 다음 분화구 안으로 들어서 알오름을 가운데 두고 시계방향으로 돌며 탐승하는 코스로, 그 모양이 태극문양을 이루기 때문에 태극길이라 불리게 되었다.
B코스인 용암길(5km)은 거문오름 분화구에서 분출된 용암류가 경사진 지형을 따라 흘러가면서 만들어진 곶자왈 지형으로 원시림과 암괴를 볼 수 있는 탐승로다. 제주방언으로 곶은 숲, 자왈은 자갈이나 바위 같은 돌멩이를 뜻하므로 곶자왈이란 돌이 많은 숲을 의미한다. 단,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한 달간만 개방한다.
탐방은 예약제로 허용된다. A코스인 태극길은 자연휴식을 위해 화요일에는 탐방을 허용하지 않는다. 화요일 외에는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0분 간격으로 해설사와 함께 입장한다. 1일 300명까지 예약을 받으며, 예약은 탐방 2일 전까지 해야 한다. 입장료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예약 및 문의 064-784-0456 홈페이지 geomunoreum.kr 주소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470-9.
- ▲ 제주 교래자연휴양림 + 거문오름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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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교래자연휴양림은 제주시외버스터미널(ARS 1688-5300)에서 1일(06:00~21:20)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남조로행 버스를 타고 교래자연휴양림 정류장에서 하차. 요금 1,000원.
휴양림에서 거문오름으로 가려면 남조로 검문소에서 도보로 이동한 다음 약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번영로 경유 버스를 타고 거문오름 입구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요금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