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달빛에 물든 그리움 / 雪花 박현희

문성식 2012. 11. 16. 19:34

달빛에 물든 그리움 / 雪花 박현희

 

앞산 위로 두리둥실 떠오른

휘영청 밝은 달은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던

당신의 얼굴이 떠오르는군요.

운명처럼 당신을 만나 사랑하고

긴긴밤을 그리움으로 하얗게 꼬박 지새우며

잠 못 들던 수없이 많은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네요.

당신도

당신을 사랑했던 기억도

이젠 모두 지난 추억일 뿐인데

이렇듯 당신이 시시때때로 떠오르는 걸 보면

추억이라 묻어두기엔

아직도 당신을 잊지 못하고

여전히 그리워하나 봅니다.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르면

추억의 앨범 속 빛바랜 사진처럼

그리움도 점점 퇴색될 줄 알았는데

숱한 세월 뒤로한 지금에도

더욱더 선명하게 채색되는 것은

바로 그대 향한 그리움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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