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깨어 있는 사람 / 법정 스님

문성식 2012. 11. 13. 16:13

     
    깨어 있는 사람
    행복은 단순한 데 있다.
    가을날 창호지를 바르면서 
    아무 방해 받지 않고
    창에 오후의 햇살이 비쳐들 때 
    얼마나 아늑하고 좋은가.
    이것이 행복의 조건이다.
    그 행복의 조건을 
    도배사에게 맡겨 버리면
    스스로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자기가 해야 한다.
    도배가 되었든 
    청소가 되었든 집 
    고치는 일이 되었든
    내 손으로 할 때 행복을 경험한다.
    그것을 남에게 맡겨 버리면
    내게 주어진 행복의 소재가 소멸된다.
    행복하려면 
    조촐한 삶과
    드높은 영혼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
    몸에 대해서는 
    얼마나 애지중지하는가.
    얼굴에 기미가 끼었는가 안 끼었는가.
    체중이 얼마나 불었는가 줄었는가에 
    최대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자신의 정신의 무게가,
    정신의 투명도가 어떤가에는 
    거의 무관심하다.
    내 정신이 깨어 있어야 한다.
    깨어 있는 사람만이 
    자기 몫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
    자기 분수를 헤아려 삶의 질을 높여 갈 수 있다.
    -  법정스님<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