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함께 있다는 것 / 법정스님

문성식 2012. 11. 8. 21:11

     
    함께 있다는 것 
    함께 있고 싶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일 뿐,
    인간은 본질적으로 
    혼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사람은 누구나 홀로 태어난다.
    그리고 죽을 때도 혼자서 죽어 간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도
    혼자서 살 수밖에 없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도 저마다 홀로 서 있듯이,
    인간 역시 무한 고독의 존재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업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을 따로 해야 되고
    행동도 같이할 수 없다.
    인연에 따라 모였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게 마련이다.
    물론 인연의 주재자는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이것은 어떤 종교의 도그마이기에 앞서
    무량겁을 두고 되풀이될 우주 질서 같은 것이다.
    모든 현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늘 함께 있고 싶은 희망 사항이 지속되려면,
    서로를 들여다보려고만 하는 시선을
    같은 방향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서로 얽어매기보다는
    혼자 있게 할 일이다.
    현악기의 줄들이 한 곡조에 울리면서도
    그 줄은 따로이듯이,
    그런 떨어짐이 있어야 한다.
    -  법정스님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