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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리왕산 주능선에 올라 목도한 풍경은 극도로 비현실적이었다. 운해 위로 솟아오른 중첩된 산악이 농담을 과장되게 표현한 수묵화를 들여다보고 있는 듯하다. 임어당이 그랬던가? 산에는 언제라도 오를 수 있지만 산에 오른다고 언제든 산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날 우리는 산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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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내륙 산골의 이른 아침 추위는 진저리가 쳐질 만큼 맹렬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찌르는 듯 엄습하는 냉기에 흠칫 놀라며 등산화 끈을 동여매는 손가락이 얼얼하게 곱아드는 데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각오를 다지듯 깊이 들이마신 들숨에 콧속이 얼어붙자 그만 다 집어치우고 따뜻하게 히터가 켜진 자동차 안으로 도망쳐 들어가고만 싶어진다.
오전 8시. 해는 이미 떠올랐지만 아우라지 정선의 첩첩산악에 볕이 가려 가리왕산의 북쪽 들머리 장구목이는 아직까지 푸르스름한 여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추위에 기가 꺾여 행장을 다 꾸리고도 엉거주춤한 자세로 미적미적 갈피를 못 잡는 내게 김용수씨가 보온병을 꺼내 무럭무럭 김이 나는 커피 한 잔을 건넨다.
이번 가리왕산 종주산행에 길라잡이를 자청한 김용수(50)-이분순(48) 부부는 정선 토박이. 서울에 사는 사람이 오히려 남산을 모르듯 산동네에 사는 주민들은 등산 활동과는 거리가 멀게 마련인데 북평면 나전에서 닭튀김식당을 열고 있는 김씨 부부는 내외가 모두 등산 애호가다. 가리왕산은 물론 두타산, 청옥산, 각희산, 괘병산, 노추산 등 이 지역 산들을 손금 보듯 빤히 꿰고 있는 부부는 안내를 부탁하자 흔쾌히 길동무가 되어주겠다고 함께 나섰다.
하산 예정 지점인 숙암분교에 자동차 한 대를 옮겨둔 뒤 장승 한 쌍이 눈을 부라리며 서 있는 장구목이 입구에서 산행은 시작됐다. 북사면인 장구목이 초입에는 낮은 기온 탓에 습기라고는 전혀 없는 설탕 같은 가루눈이 얇게 쌓여 있을 뿐, 지난 가을 떨어진 낙엽송의 짧은 침엽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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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장구목이 등산로 초입. 길가에 자동차 서너 대쯤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2 하루 종일 볕이 거의 들지 않아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북사면의 골짜기지만 물이 흐른다. 임도에 도달하기 전 이 골짜기에서 수통에 물을 채우는게 현명하다. 3 흙과 돌이 드러나 팍팍하기만하던 산길은 20여 분 고도를 높이자 제법 많은 적설량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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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인 지 10분쯤 지나 워킹스틱을 잡은 손가락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자 비로소 추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걸음이 가벼워진다. 장구목이를 통해 가리왕산 정상에 오른 뒤 중봉까지 능선길을 타고 중봉과 하봉 사이 오장동 갈림길에서 숙암리의 폐교인 숙암분교로 내려가는 약 14km의 산길이 우리 앞에 있다.
“땀이 안 날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가자고요. 항상 그게 더 빨라요, 안전하고….”
산토끼 같은 가벼운 걸음으로 앞장서 걷던 이분순씨가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녀의 얘기엔 산골 사람이 몸으로 체득한 겨울 산행의 지혜가 들어 있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한 속도로 걸으면 체력 안배를 잘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특히 땀을 흘려 체온을 잃을 염려가 없다.
너무 추워서 녹지 않는 눈
고도를 높일수록 눈이 점점 풍부해져 발걸음을 뗄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하는 소리가 음악처럼 듣기 좋다. 산이 높은 만큼 골이 깊어, 계곡의 꽁꽁 언 얼음장 사이로 물이 졸졸 흐른다. 등산로 주변에 제법 굵은 소나무들이 쓰러져 있다.
“지난달에 때 이른 폭설이 왔는데 그때 나무들이 많이 넘어졌어요. 날이 따뜻한 가운데 내리는 눈은 무거워서 약한 나무들이 그 무게를 못 견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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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능선에서 500m 아래 지점의 주목 군락지. 천년을 족히 넘었을 것 같은 이 나무는 오랜 세월을 견디느라 이제 속이 텅 비어 있지만 위쪽으로는 여전히 싱싱한 푸른 잎으로 위풍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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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 같은 강건한 나무들은 한 그루의 희생도 없이 굳세게 버티지만 소나무처럼 겨울에도 잎을 잃지 않는 침엽수가 특히 폭설에 취약한데, 찬찬히 살펴보니 넘어진 나무는 소나무뿐이 아니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아름드리 주목 한 그루가 부러지는 대신 뿌리째 뽑혀 등산로를 가로막고 있다. 꼿꼿하게 서서 산을 지키던 이 나무는 이제 와불처럼 누운 채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것이다.
수십, 수백 성상을 견디며 산을 지켜온 나무들이 나뒹구는 모습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대자연은 이렇게 약하고 튼실하지 못한 나무들을 도태시키는 방식으로 스스로 간벌을 진행하며 숲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쓰러진 주목 주변에는 또 다른 어린 주목이 푸르고 씩씩하게 자라나고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건강한 가리왕의 숲은 이렇게 생명과 생명 사이의 끈질기고 오묘한 순환을 단절 없이 이어나가고 있었다.
2시간쯤 걸어 임도 합류지점에 도착하자 눈은 더욱 깊어져 시험 삼아 길을 벗어나 발을 디뎌보자 무릎까지 폭 빠진다. 목이 높은 스패츠를 신고 온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장구목이 임도 교차점을 지나면서 경사가 다소 가팔라졌다. 행여 엉덩방아를 찧을까,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길을 오르는데 돌연 머리 위로 빨간색 열매들이 후두둑 떨어진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산새 서너 마리가 마가목 열매를 쪼아 먹느라 분주하다.새들이 떨어뜨린 마가목 빨간 열매는 선명한 색 대비로 흰 눈 위에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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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구목이 삼거리에서 정상인 상봉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길을 오르는 취재팀. 운해가 아름다워 다들 표정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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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이분순 부부가 등산을 시작한 것은 몇 년 전 남편 김씨가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다.
“등산이 약보다 효과가 좋았어요. 등산 시작 한 달여 만에 정상혈압으로 복구됐으니까. 그때부터 시간나면 아내와 함께 산으로 가는 겁니다.”
김씨는 산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숲 속의 초본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덕분에 이제는 심마니 버금가는 눈썰미를 갖게 됐는데 그동안 산삼도 캐봤고, 특히 나물, 약초, 버섯에 도가 텄다.
길을 가던 김씨가 손가락으로 나무를 가리킨다. 그가 가리킨 곳은 신갈나무 높은 우듬지. 거기엔 겨우살이가 수북하게 자라 있었다.
“소형 승용차 사이즈의 겨우살이도 봤지요”
소형 승용차 사이즈의 초대형 겨우살이를 본 적도 있다는 김씨는 기생식물 겨우살이를 나무의 암(癌)인 셈이라고 설명한다. 새들이 겨우살이 씨를 쪼아먹고 다른 나무로 옮겨가 똥을 싸면 거기서 또 다른 겨우살이가 자라는데 겨우살이가 자라면 결국 나무는 죽는다는 것이다. 기세 좋게 자라는 굳센 나무에서는 싹을 틔우지 못하고 뭔가 약한 구석이 있는 나무에서만 자라는 겨우살이는 자연이 주는 귀한 약재인데 그 자체가 나무에는 암적인 존재라니 자연의 섭리는 불가해하다. - 장구목이~정상~중봉~오장동 갈림길~숙암분교 1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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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리왕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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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아래 골짜기에서 물을 떠와야 했으나 깜빡 그냥 지나친지라 주능선 약 500m 못 간 지점의 샘터를 찾아간다. 등산로에서 샘터까지 30여 m의 길엔 눈이 내린 이후 서너 명이 다녀간 발자국이 있었지만 막상 샘터는 깊은 눈 속에 파묻힌 채 물을 뜬 흔적이 없다. 이 발자국의 주인들도 우리처럼 골짜기에서 물을 뜨는 것을 잊고 이곳까지 찾아왔으나 눈 속에 묻힌 샘을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섰던 것으로 추리해 본다.
하지만 우리도 물을 얻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용수씨가 쌓인 눈을 걷어내 샘을 찾아냈으나 샘물은 대부분 눈이 섞인 슬러시 형태로 수량이 너무 적어 수통에 채우기엔 모자랐던 것이다.
장구목이를 출발한 지 3시간여 만에 주능선의 삼거리에 닿았고, 곧이어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200m 지점의 정상 상봉에 올라선다. 케른과 정상비가 서 있는 해발 1,561m 가리왕산 꼭대기에 오르는 순간, 숨이 멎는 듯한 것은 정상부에 몰아치는 찬바람 때문만은 아니었다. 운해라고 하기엔 연하고, 안개라고 하기엔 짙은 가스가 광활한 남부 강원도의 산악지대의 시야가 닿는 저 끝까지 출렁이는 스펙터클. 능선과 높은 봉우리들만 위로 떠올라 있고 산 아래 골짜기는 모두 연무에 잠긴 뭔가 가슴 서늘한 우리 땅의 모습은 눈을 떼기 힘들었다.
마치 흰 바다 위에 푸른 파도가 치는 것 같은 장엄한 광경을 앞에 두고 운해 위로 둥실 떠 있는 산의 이름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청옥산, 청계산, 천마산, 백암산…, 저 멀리 대화산, 운교산, 마대산…. 백두대간은 현재 내가 서 있는 상봉에서 운해 사이로 흘러 아스라이 떠 있는 소백산을 향해 가물가물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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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하봉 방향과 숙암리 방향으로 길이 나뉘는 오장동갈림길. 때마침 매 한 마리가 멋지게 날아가는 것을 바라보느라 시선이 모두 하늘을 향하고 있다. 2 가리왕산의 능선길은 자전거를 타고 가도되겠다 싶을만큼 요철이 적어 부드럽다. 비스듬한 겨울햇살이 능선 위에 수많은 나무그림자를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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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무리처럼 모여 점심식사 하는 등산객들
경탄스러운 정상 풍경을 뒤로하고 장구목이삼거리로 내려서니 뒤늦게 올라온 등산객들이 점심을 먹느라 삼거리가 붐빈다. 남극의 황제 펭귄이 겨울을 날 때 체온을 나누고 바람을 막기 위해 옹기종기 서로 붙어 서 있듯이 50여 명의 등산객들이 비좁은 안부에 모여 식사를 하는 광경에서 펭귄 떼가 연상되어 슬그머니 미소를 지으며 중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내쳐 걷는다.
평탄한 능선길은 러셀이 잘 되어 있는 가운데 눈이 깊어 겨울산의 흥취가 제대로 느껴진다. 능선에 눈이 풍부한 것은 바람이 양지바른 남서쪽 사면에 쌓인 눈을 응달진 북동사면으로 쉴 새 없이 옮기는 과정에서 능선에도 상당량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낮은 기온 때문에 눈이 녹을 일이 없어 등산화의 바닥으로 전해져 오는 보드라운 가루눈의 감촉이 편안하고 아늑하다. 눈밭 곳곳에 간밤에 돌아다닌 노루며 멧돼지, 토끼 발자국이 선명하다.
중봉 못미처 1400고지의 볕 잘 드는 눈밭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다시 길을 나서 오장동 갈림길까지 간 뒤 하산을 시작한다. 오장동 갈림길은 하봉을 거쳐 가리왕산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남쪽코스와 숙암리로 내려가는 북쪽 코스가 주능선상에서 갈라지는 포인트다.
숙암리 방향 하산길에서는 임도를 두 번 횡단하게 되는데, 임도에 서 있는 이정표에 흥미로운 글귀가 적혀 있다.
‘임도를 따라가지 말고 등산로를 따라 하산하세요. 가리왕산 임도는 100km가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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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봉분을 닮은 커다란 케른이 서있는 가리왕산 정상부. 볕이 좋은 날이었지만 바람에 노출된 정상은 역시 추워 5분을 견디기 어려웠다. 2 남편 김용수씨와 명랑 쾌활한 아내 이분순씨. 길라잡이를 자청한 이들은 산행 내내 신혼부부 같은 금슬을 과시했다. 3 장구목이 초입의 우주그린 우드펠릿 공장. 나무를 톱밥 형태로 잘게 부순 뒤 고압으로 성형한 우드펠릿은 캠퍼들의 캠프스토브 연료로 사랑받고 있다. 열량이 매우 높고 타고 나면 고운 재만 남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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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가파른 등산로를 내려오다 시원하게 뻥 뚫린 임도를 만나자 저도 모르게 임도를 따라가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정표에 적혀 있는 경고처럼 가리왕산 임도는 길고도 긴데 중간에 탈출로가 별로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넓고 좋은 길이라 해서 좇아가다가는 하산로를 찾는 데 애를 먹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인 것이다.
오장동임도를 지나 돼지막(옛날에 돼지를 키웠다는데 지금은 비어 있다)을 넘어서자 자작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종이처럼 얇은 흰색 껍질이 인상적인 자작나무가 30~40m 높이로 쭉쭉 뻗은 자작나무숲을 통과하며 마치 흰색 정복을 입은 근위병들이 도열한 가운데를 지나는 왕이 된 듯한 실없는 착각에도 빠져본다.
두 번째 임도를 횡단한 뒤에는 계속 임도를 내려가면 편한 길을 버리고 숙암리 뒤편 가파른 능선코스를 택했다. 바위로 이뤄진 가파른 능선 곳곳엔 안전 로프가 매달려 있는데 줄을 잡고 움직이는 동작이 그대로 산행 후 정리 운동이 된다.
능선길을 다 내려와 짧은 너덜지대를 건너면 바로 숙암리마을. 짧은 겨울 해는 어느덧 기울었고 숙암분교 옆에 동그마니 자리잡은 아라리식당의 양철 연통에서는 장작난로 연기가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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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리왕산휴양림이 있는 회동계곡을 통해 올라온 한 등산객이 운해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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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잡이
워낙 추워 눈이 녹지 않고 깊이 쌓여…
스패츠 필수
가리왕산 정상인 상봉에 이르는 등산로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가장 짧은 것이 심마니교에서 어은골을 따라 절터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방법으로 5km(2시간 30분)이다.
장구목이 코스는 이보다 1km 더 긴 6km(2시간 30분), 청양골을 타고 올라 중봉을 거치는 루트가 7km(3시간 30분), 숙암리~중봉~상봉코스는 가장 긴 8.6km(3시간 30분)이다. 취재팀은 장구목이로 올라 상봉~중봉 능선을 타고 숙암리로 내려오는 약 14km의 종주 코스를 택해 점심식사와 쉬는 시간을 포함해 약 8시간이 걸렸다. ‘땀이 나지 않는 속도로 걷자’는 약속을 지키며 천천히 걸었어도 꾸준히 움직인 덕분에 이정표가 알려주는 시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셈이다.
장구목이나 숙암 쪽은 모두 북사면이므로 볕이 덜 들어 첫 번째 임도 이상부터는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따라서 목이 긴 스패츠는 필수 아이템. 등산로에 얼음이 생성되려면 눈이 녹았다 얼어야 하는데 워낙 추운 곳이어서 눈이 녹을 겨를이 없는 덕분에 빙판이 없으므로 아이젠은 그다지 위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하산길 곳곳 짧은 구간에 등산객들이 엉덩이썰매를 탄 곳은 미끄럽지만 태백산처럼 썰매 탈 만한 곳이 많지 않은 가리왕산인지라 위험할 정도는 아니다.
출발지점인 장구목이에서 하산지점인 숙암리를 잇는 59번지방도는 4km가 조금 넘어 1시간이면 걸어갈 수 있으나 날이 저문 후 가로등도 없고 갓길이 좁은 차도를 걷는 부담 때문에 차량 한 대를 미리 하산지점에 가져다뒀다.
하산지점인 숙암분교는 2009년 별천지 박물관으로 변신했는데 오래된 책걸상, 각종 교과서, 도시락, 가방 등 옛 시골학교의 추억을 이끌어낼 만한 아이템들이 전시되어 있어 흥미롭다. 인근에 구절리 레일바이크가 있으며 유명한 정선 5일장은 2, 7일이다.
숙암, 장구목이 회동 등 산행기점을 순환하는 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 시간은 오후 8시. 정선이나 나전의 콜택시를 부르면 요금이 1만~2만 원이다. 정선읍에서 장구목이행 첫차 08:30 출발.
교통 서울→정선 동서울종합터미널(02-446-8000)에서 1일 10회 운행. 3시간30분 소요. 문의 정선시외버스터미널 033-562-9265.
매월 2, 7, 12, 17, 22, 27일 서는 정선 장날에는 정선까지 바로 가는 열차가 운행된다. 청량리역 오전 8:00 출발. 왕복 3만1,000원, 정선역까지 4시간 소요. 문의 코레일투어서비스 1544-7786. 구절리 레일바이크 포함한 요금 7만9,000원.
정선 시외버스터미널 033-563-9265.
정선 시내버스터미널 033-563-1094.
정선읍 영신택시 033-563-4422.
개인택시 사무실 033-592-5050.
숙박(지역번호 033) 정선역전의 말끔한 숙소인 아라리모텔(562-1554)을 비롯해 동호호텔(562-9000), 하이아트파크(563-5666), 정선장여관(563-0066), 아름장여관(562-8221~2), 대왕장여관(563-0171), 그림장여관(563-0521), 금강여관(563-0335), 개성여관(562-1555), 서울장여관(563-0042) 등의 업소가
정선읍내에 있다.
맛집(지역번호 033) 두메산골(오가피 영양밥 등, 생약초 전문음식점. 563-5108), 춘천황기닭갈비(생약초 전문음식점 562-9945), 정선골식당(황기보쌈 전문점 563-8114), 동광식당(황기족발집 563-3100), 정선황기숯불(황기 양념을 쓴 삼겹살 바비큐 전문점 563-5292), 동박골식당(곤드레 나물밥 전문점 563-2211), 짐포리식당(민물고기 매운탕 전문점 563-2479). 춘천닭갈비집(563-2683)은 뼈를 골라낸 닭갈비와 곤드레나물밥이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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