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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역 치악산
꿩의 보은 설화 담긴 산 전철로 오른다
원주 하면 치악산을 빼놓을 수 없다. 중앙선 열차가 점점 빨라질수록 가장 등산객이 늘어나게 될 산은 단연 치악산일 것이다. 보통 치악산의 들머리 중에서 구룡사가 가장 유명하지만 원주 사람들은 행구동으로 많이 간다. 상대적으로 구룡사는 원주시내에서 약간 멀고 산행 코스가 단조롭고 가파르다.
- ▲ 첩첩산중의 시원한 경치가 펼쳐지는 치악산 비로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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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구동에는 관음사와 국형사 들머리가 있다. 관음사를 기점으로 주능선까지 1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고, 국형사에서도 2시간 정도 오르면 향로봉에 닿을 수 있다. 버스정류소에서 3시간 이상을 걸어야 주능선에 닿을 수 있는 구룡사에 비하면 시간도 절약되고 산행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치악산은 산세가 가파르지만 일단 주능선에만 닿으면 비교적 완만하고 경치가 화려해 산행이 수월하다. 관음사 코스는 원주시 행구동 관음사에서 주릉의 곧은재로 올라서는 길이다. 곧은재에서는 비로봉까지 4.8km, 상원사까지 5.7km로 어느 쪽을 택하든 치악산 주능선의 절반을 맛볼 수 있다.
관음사 코스는 관음사 아래에서 계곡을 건너면 산행이 시작된다. 안내표지판이 있어 입구를 찾는 데는 문제가 없다.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작은 폭포가 연이어 나타난다. 계곡을 몇 번 건너면 조릿대길이 나온다. 계곡이 끝날 때부터는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오르막이 30여 분 계속된다. 마지막 급경사 사면을 오르면 곧은재다. 관음사에서 곧은재까지 3.6km의 거리로 오를 때는 1시간30분쯤 걸리고 내려설 때는 50분쯤 걸린다.
- ▲ 치악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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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형사 코스는 국형사를 출발, 보문사를 거쳐 향로봉 남쪽의 주릉으로 올라서는 길이다. 주릉을 타고 시루봉에 이른 다음 구룡사 쪽으로 하산하거나 남쪽으로 주릉을 타고 남대봉을 거쳐 상원사나 영원사로 하산하는 데 무리가 없는 들머리다. 국형사에서 매표소를 지나 보문사까지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콘크리트길이다. 보문사에서 주릉까지는 경사가 급하다. 국향사에서 주릉까지 1시간30분, 내려설 때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교통 원주역에서 81, 81-1, 82, 74번 버스를 타면 행구동 관음사와 국형사 입구에 닿는다. 20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하며 30분 정도 걸린다. 구룡사에서는 2, 41, 41-1번 버스를 타면 원주역에 닿는다. 원주역에서 행구동까지 택시를 타면 요금 5,000원 정도 나온다.
◆양동역 고래산
잊혀진 대찰을 품은 여주의 고래
고래산은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과 양평군 지제면 경계를 이룬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고달산이라 불리기도 했으며, 고려장을 하던 고려산으로도 불렸다. 지금은 양평군 대평리에서 보면 바다에 떠 있는 고래를 닮았다 하여 고래산이란 이름이 유래한다.
고래산은 고달사지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앙선 전철 양동역에서 버스를 타고 고달사지에서 하차한다. 신라 경덕왕 23년(764년)에 국가가 관장하는 사찰로 창건되었으며, 고려 초 광종의 왕사인 원종대사 이래 역대 임금의 비호를 받아오던 대찰이었다. 절터 북방 능선에 이름 모를 부도(국보 4호), 원종대사 혜진탑비 귀부 및 이수(보물 6호), 석불좌(보물 8호)가 있다. 고달사지 부도 앞에 있던 쌍사자 석등(보물 282호)은 현재 서울 경복궁 대조전 뜰에 있다. 고래산 산행은 고달사지를 둘러본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금은 고달사지 귀퉁이에 법당 하나와 삼신각 하나를 갖춘 소박한 고달사가 들어서 있다.
- ▲ 고래산 정상. 발 아래 무왕리가 보이고 오른쪽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삼각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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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절터 북쪽 원종대사 혜진탑과 고달사지 부도에서 시작된다. 부도 뒤쪽으로 500여 m 가면 길 끝에 상방하원석실묘가 나오는데, 등산로는 석실묘 뒤 능선으로 오른다.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능선이 나오고, 능선길을 이어가면 억새풀이 자라는 넓은 공터다. 고래산은 공터에서 북동쪽 등산로를 따라 내려선다. 내려서면 송전탑이 나오고, 이어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왼쪽으로 간다.
30분쯤 가면 고래산 정상이다. 여러 명 둘러 앉아 식사를 해도 좋을 넓이다. 옥녀봉 능선을 거쳐 상교리로 내려서려면 오른 길을 50여 m 되돌아 와야 한다. 왼쪽으로 희미한 능선이 뻗어 있는데, 그곳으로 내려선다. 길이 희미하고 경사가 급해 조심해야 한다.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뻗은 지능선 길을 따라 내려가면 창녕조씨공원묘지와 상교리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나온다. 산행은 4시간 정도 걸린다.
- ▲ 고래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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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청량리역에서 1일11회(06:40, 07:10, 09:10~23:15)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양동역 하차. 양동역 앞에서 고달사지를 거쳐 여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1일 5회 운행한다. 양동역은 양평이고, 고달사지는 여주에 속해 있어 버스편이 많지 않으므로 양동역에서 택시를 타는 것도 좋다. 택시를 타고 고달사지로 갈 경우 1만3,000원 정도 요금이 나온다. 콜비는 1,000원이다. 문의 양동 개인택시 (031-774-0980).
◆구둔역 삼각산
약수 맛 좋은 양평의 푹신한 육산
삼각산(539.3m)은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과 양동면 사이에 있는 산이다. 모산은 금물산(791m)이며 정상 조망이 시원하다. 북서쪽으로는 노기산이, 북쪽으로는 비룡산, 북동쪽으로는 금물산, 성지산, 오음산, 남동쪽으로는 금왕산(487.7m)이 보인다.
산행기점은 구둔역이며 일신1리 노곡마을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황거랑재와 445m봉 지나 정상에 오른 다음, 북릉을 타고 내려가 고송약수를 지나 고송1리 마을회관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산행거리는 9km, 산행시간은 4시간30분가량이다. 고송리로 하산한 후에는 버스로 양동역으로 가서 귀경한다.
- ▲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내려다본 고송1리. 마주보이는 산은 노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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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둔역을 나와 오른쪽 일신1리(노곡마을) 가는 길로 접어든다. 노곡마을회관 앞에는 독주골과 수리봉을 기점으로 한 등산안내판이 있다. 코스별로 등산로를 표시해 놓았다. 참마음선원을 지나 ‘범왕사 100m’ 표지판이 있는 지점에서 안내판의 4코스 길을 따라 계곡으로 접어든다. 계곡을 따라 올라 주능선인 황거랑재에 닿는다. 호랑이굴이 이색적이다.
445m봉에서 길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등산로 없음이란 표시를 넘어 가야 삼각산에 닿는다. 전형적인 육산에서 풍기는 포근함이 좋은 능선이다. 20여 분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삼각산 정상이다. 신갈나무가 빽빽하게 둘러싼 정상은 표지석 하나 없어 초라하다. 그나마 ‘삼각산 정상(538.3m)’ 이라 적힌 등산객의 낡은 코팅지가 정상임을 알려준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북쪽 조망은 장쾌하다. 비룡산(529.6m)이 하늘금을 이루었고, 북동쪽으로는 모산인 금물산과 성지산, 오음산의 산세가 훤히 들어온다.
- ▲ 삼각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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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은 오던 길을 되돌아 10분쯤 내려와 삼거리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20여 분 더 내려가면 고송약수터다. 고송마을에 살던 황공주라는 할머니가 현몽으로 얻은 귀한 약수라 한다. 곁에는 약수를 지키는 듯한 느릅나무가 근사한 폼으로 서있다.
교통 청량리역에서 1일4회(07:10, 08:25, 12:10, 19:10)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구둔역 하차. 산행이 끝나는 고송리에서는 양동역행 버스가 1일 7회 운행한다. 택시를 타고 양동역으로 올 경우 1만3,000원 정도 요금이 나온다. 콜비는 1,000원이다. 문의 양동 개인택시(031-774-0980).
◆판대역 구룡산
오형제바위 거느린 판대의 조망 명산
서쪽과 남쪽으로 삼산천이, 동쪽으로 섬강이 둘러싸고 있고, 남쪽 삼산천이 섬강으로 합수되는 지점에 그림같이 아름다운 오형제바위를 거느리고 있는 구룡산은 겉에서 보기와는 달리 산세가 낮고 유순해서 가족산행 코스로 괜찮은 산이다.
산행은 판대역에서 오를 수 있다. 그러나 포장도로를 한참 걸어야 흙길을 밟을 수 있다. 스키장이 개장되면서 하구현 다리를 지나 오크밸리로 가는 도로가 비포장에서 포장도로로 바뀌었다. 30분 정도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농가 두 채가 나오고 농가 입구에서 왼쪽으로 생긴 포장도로를 따라 20분 정도 걸어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계곡길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급경사 지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희미하게 있지만 표지기가 많이 매달려 있어 길 찾기는 쉽다.
- ▲ 465m봉을 지난 전망바위에서 서쪽 아래로 내려다 본 구룡골. 멀리 수리봉(왼쪽)과 당산(오른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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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길을 35분 정도 올라가면 465m봉에 닿는다. 465m봉에서 남쪽 방향으로 암봉과 구룡산이 있다. 정상 직전에 암봉, 바위전망대가 있다. 높이 20m 안팎 단애를 이룬 전망바위로 동으로 매화산~치악산 비로봉 능선이 원주시내와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고대산에서 시계바늘 방향으로 백운봉, 용문산, 도일봉, 주읍산이 보이고, 남서쪽 아래로는 구룡동계곡이 샅샅이 내려다보인다. 전망바위에서 남쪽 안부에 이른 다음, 150m가량 더 올라가면 구룡산 정상이다. 하산은 남쪽 방향으로 하며 첫 번째 만나는 갈림길에서 계곡길로 내려서도 되지만 남쪽 능선으로 산행을 이어가 간현유원지를 날머리로 잡아도 된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15분 정도 내려가면 갈림길이 또 나온다. 오른쪽 계곡길로 내려가 10분 정도 계곡을 따라가면 집터가 있다. 집터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잣나무군락이 나오고 계곡을 가로지르면 곧이어 구룡동마을이다. 판대터널까지는 비포장도로로 이어져 있고, 판대터널에서 판대역까지는 4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 ▲ 구룡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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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의 송전탑에서 계속 남릉을 타고 20분 거리인 435m봉을 넘어 40분 거리인 간현관광지 제3야영장으로 하산하는 코스도 괜찮다. 제3야영장에서 청소년수련장을 지나 간현역으로 빠져나오는 양안 단애를 이룬 골짜기가 바로 문연동천(汶淵洞天)이다.
교통 청량리역에서 1일2회(07:10, 19:10)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판대역에 하차.구룡동으로 하산 후 에는 콜택시를 타고 양동역으로 가서 1일8회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귀경한다. 구룡동에서 원주역행 버스가 있으나 하루 세번 운행한다. 문의 문막 콜택시(033-813-0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