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채근담 후집 53장 ㅡ 가진 것이 많은 자는 그만큼 잃는 것도 많아진다. 多藏者厚亡 故知富不如貧之無慮. 다장자후망 고지부불여빈지무려. 高步者疾顚 故知貴不如賤之常安. 고보자질전 고지귀불여천지상안. 많이 가진 자는 잃을 것 또한 많은지라. 그러므로 부자는 가난한 사람의 근심이 없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거들먹거리고 다니는 사람은 넘어지기도 쉬운지라. 그러므로 귀하다는 것이 천한 사람의 항상 편안함과 같지 못하니라. [해설] 가진 것이 적은 자는 잃어봤자 얼마 안 잃지만, 가진 것이 많은 자는 사정이 다릅니다. 만약 잃게 되는 날에는 엄청난 것을 잃게 됩니다. 또 낮은 지위는 탐내는 자도 적어서 그 자리를 잃을 염려도 적고, 잃어봤자 별로 아쉬울 것도 없지만 높은 지위에 있는 자는 사정이 다릅니다. 그 자리를 노리는 사람도 많으려니와 한 번 잃게 되면 십년 공들인 탑이 무너지는 것과 같을 것이니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많이 가지기를 원하고 높은 지위에 앉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욕망입니다. 다만 자기 분수를 파악하고 무리하게 갖거나 오르지는 말 일입니다. 관리 능력이 없는 재물이나 지위는 당사자를 위해서도 그리고 그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도 해가 될지언정 利가 되지 않는 법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