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물속의 물고기가 목마르다 한다 / 법정 스님

문성식 2012. 4. 15. 23:25

     
     물속의 물고기가 목마르다 한다
    지난 20세기를 대표하는 
    한 아메리카 인디언 영적 지도자는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모든 문제는 인간이 물질적인 추구에만 
    너무 집착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곧 탐욕의 문제입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들 자신을 두고 한 말입니다. 
    모두가 물질 추구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우리 일상생활이 그렇습니다. 
    보다 크고 많은 것만을 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갈증 상태입니다. 
    물속에 있으면서도 목말라하는 격입니다. 
    인간이 물질적인 추구에만 너무 집착하는 것입니다. 
    다시 그 인디언 지도자의 말입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와 자신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이웃의 사정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웃을 아프게 하면 나 자신도 아픕니다. 
    이웃을 기쁘게 하면 나도 따라서 기쁩니다. 
    이것이 메아리입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한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입니다. 
    우리들은 지구의 자식들입니다. 
    그 인디언 영적 지도자는 이와 같이 충고합니다.
    "날로 늘어만 가는 전쟁과 폭력, 
    그리고 인간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일어나는 
    자연재해 등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보다 단순하고 간소한 생활과 정신적인 추구에 있다."
    진리는 이토록 간단명료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덜 쓰고, 
    덜 버리면서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지난 연말에 있었던 끔찍한 재난
    (2004년 12월 26일, 인도양 해안 일대를 덮친 
    쓰나미로 남아시아에서 22만 명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이 언제 어디서 또다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의지해서 살아가는 
    이 지구는 단순한 흙이나 돌덩어리가 아닙니다. 
    지구는 모든 생명의 원천이고 인간은 
    그 개체에 지나지 않습니다. 
    '구르는 천둥' 이라는 인디언 영적 지도자는 또 이런 말을 합니다.
    "대지는 지금 병들어 있다. 
    인간들이 대지를 잘못 대해 왔기 때문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큰 자연재해가 닥칠 것이다. 
    대지가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몸을 크게 뒤흔들 것이다."
    이것은 벌써 수십 년 전, 1950년대에 한 말입니다. 
    대지를 못살게 하는 물것들을 털어 낼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마치 짐승들이 물것들이 있으면 이내 털어 내듯이, 
    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물것들이 하도 못되게 구니까 
    살아남기 위해 크게 뒤흔들 것이라는 예고입니다.
    전체와 개체의 상관관계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 법정 스님의 법문집 <일기일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