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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삶
종교인으로 산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살피면서
그때그때 좋지 않은 것을 털어버리는 일입니다.
묵혀 두어선 안 됩니다.
묵혀 두면 업의 그림자가 되어
내가 어떤 일을 하려고 해도
그 업력에 이끌려 잘되지 않습니다.
<반야심경>에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心無罫碍 無罫碍故 無有恐怖 遠離顚到夢想,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서 뒤바뀐 헛된 생각을 아주 떠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안팎으로 걸림이 없어야 합니다.
걸림이 없어야 본질적인 자기가 드러납니다.
걸림이 있으면 어딘가에 묶여 버립니다.
더구나 인간관계에서 맺힌 것이 있으면
아주 부자유스럽습니다.
마음이 상쾌해야 부자유가 사라집니다.
다 풀고 쉬어 버려야 합니다.
우리가 살 만큼 살다가 마지막에 남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입니다.
남에게 따뜻한 내 마음을 열어 보인 일만
자신의 자산으로 남을 것입니다.
옛날 농경사회에는 이웃이 있었습니다.
이웃이 없으면 살 수 없도록
사회가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시화되고 산업화된 사회에서는
이웃이 없어도 살 수 있습니다.
작은 자기에 갇혀 큰 자기를 잃어버렸습니다.
'나'는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내가 얼마든지 크게 펼쳐질 수 있습니다.
그늘을 넓게 드리울 수 있습니다.
타인과 따뜻한 마음으 주고받음으로써
나 자신이 전체와 하나가 됩니다.
이것이 성숙한 삶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은 살아온 세월만큼 성숙해져야 합니다.
인간은 성숙해질수록 젊어집니다.
세월에 찌들지 말고 더 젊어지시기 바랍니다.
- 법정 스님 법문집< 일기일회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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