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12/27)|오늘의 말씀과 묵상

문성식 2011. 12. 27. 22:32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12/27)







    요한 사도는 어부 출신으로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 사도의 동생이다. 그는 베드로와 안드레아와 함께 최초의 제자단에 속하게 되었다. 그는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까지 함께했으며 예수님의 당부로 성모님을 모셨다. 전승에 요한은 베드로와 함께 사마리아와 안티오키아, 에페소 등에서 복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뒷날 요한 사도는 파트모스 섬으로 유배를 가서 요한 묵시록을 저술하고 에페소에서 세상을 떠났다.
    말씀의 초대
    요한 사도는 자신이 듣고 깨달은 생명의 말씀을 들려준다. 생명의 말씀은 바로 예수님이시다. 그는 이 땅에 생명으로 오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심을 증언한다(제1독서). 여인들이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때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와 베드로가 달려가 보았지만 무덤은 텅 비어 있다. 텅 빈 무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음을 드러낸다(복음).
    제1독서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 요한 1서의 시작입니다. 1,1-4 사랑하는 여러분, 처음부터 있어 온 것, 우리가 들은 것, 우리 눈으로 본 것, 우리가 살펴보고 우리 손으로 만져 본 것, 이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 그 생명이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그 생명을 보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그 영원한 생명을 선포합니다.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여러분도 우리와 친교를 나누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의 친교는 아버지와 또 그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쁨이 충만해지도록 이 글을 씁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2-8 주간 첫날, 마리아 막달레나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재물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지식도 자신이 소유하는 또 하나의 무형의 재산이 됩니다. 이것을 우리는 ‘지적 재산’이라고 말하지요. 우리가 가진 지적 재산은 필요에 따라 돈이나 명예 또는 신분으로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보와 지식을 자기 것으로 삼으려고 애를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아는 지식은 반대입니다. 하느님에 대하여 하나를 알면 나 자신 하나를 내려놓아야 하고, 둘을 알면 나 자신 둘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하느님을 아는 지식은 세상의 지식과는 달리 아는 것만큼 나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이것을 마치 재산처럼 소유하면 바리사이나 율법 학자처럼 되고 맙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아는 하느님에 대한 지식 때문에 곁에 계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사실 하느님을 안다는 것은 하나 둘, 내가 소유한 모든 것이 한낱 쓰레기임을 깨닫는 것입니다(필리 3,8 참조). 하느님을 온전히 알면 우리 자신은 아무것도 붙잡고 있지 않는 빈 마음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와 다른 제자 곧 요한이 예수님의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무덤을 봅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보며 누구보다 예수님을 잘 알던 두 제자가 텅 빈 무덤을 만난 것입니다. 그들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이 제로(0)가 되는 순간입니다. 그때부터 비로소 그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기 시작합니다. 요한 사도의 예수님에 대한 결론은 한마디로 모든 것을 내어 준 텅 빈 존재, 오로지 ‘사랑’(1요한 4,16 참조)이었습니다. 오늘날 많은 신자가 성경 공부는 물론 좋은 영성 강의나 신학 강의를 들으려 합니다. 예수님을 더 잘 알고 느끼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분을 아는 지식만큼 우리 자신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아는 사람은 텅 빈 무덤처럼 비어 있어 내적으로 자유로워야 합니다. 오로지 사랑만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성탄, 그 크신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