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옹기같은 사람 / 김수환 추기경

문성식 2011. 12. 22. 06:56

     
    
        옹기같은 사람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옹기'는 특별합니다. 오래된 옹기의 뚜껑을 열어 보면 십자가 문양이 그려진 게 있습니다. 무자비한 박해를 피해 산으로 숨어든 천주교 신자들이 옹기나 숯을 내다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지켰던 것이지요. 그런데 그 옹기는 먹는 것도 담지만, 더러운 것도 담습니다. 곡식도 담고, 오물도 담는 우리 선조들의 삶의 그릇이었습니다. 우리 자신도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그런 그릇이 될 수 있을까요? 오물조차 기꺼이 품어 안는 사람, 세상엔 옹기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 소망을 담아 제 아호도 '옹기'로 정한 것입니다.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