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장 -[조금 비어있는 듯 사는 것이 낫다]

문성식 2011. 8. 6. 10:32




      2장 -[조금 비어있는 듯 사는 것이 낫다] 涉世淺 點染亦淺 歷事深 機械亦深 섭세천 점염역천 역사심 기계역심 故君子 與其練達 不若朴魯 與其曲謹 不若疎狂 고군자 여기련달 불약박로 여기곡근 불약소광 세파에 부딪침이 얕으면 그 더러움에 물드는 것 또한 얕을 것이고 세상사를 겪음이 깊으면 그 속임수의 재간 또한 깊을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세상살이에 능란한 것보다 꾸밈새가 없는 태도라야 하며 지나치게 예절 바르고, 너무 겸손한 것보다는 소탈한 자세가 나으리라. [해설] 처세를 잘하는 사람은 대개 자기 자신을 비굴하게 만드는 법이다. 이렇게 하면 나에게 이득이 되고 저렇게 하면 손해가 된다는 계산을 앞세우며 이에 따라 반사적으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활태도가 습관화되면 자신의 언행이 남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인지, 또는 자신이 살아가는 인생 그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가지 재주가 있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모자라는 편이, 그리고 지나치게 공손한 것보다는 외곬이고 다소 무뚝뚝한 편이 도리어 남으로부터 신용을 얻게 되는 법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노련함보다는 순박하고 어리숙하고, 매사에 철저히 조심하는 것보다는 소탈해야 진실성이 있어 친화력을 갖는다. 물론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상 처세의 지혜도, 또 대인관계의 매너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가는 중심없이 속이 텅 빈 사람이 되기 쉽다. 이런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충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