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오늘의 말씀과 묵상 / 연중 제16주간 목요일(7/21)

문성식 2011. 7. 21. 09:43




연중 제16주간 목요일(7/21)






    말씀의 초대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광야에 이르자 주님께서 짙은 구름 속에서 당신의 현존을 드러내셨다. 구름은 당신 모습을 드러내시지 않고 행동하시는 하느님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모세는 이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시나이 산으로 올라간다(제1독서).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깨달음이 없는 신앙은 불행하다. 영적인 눈과 귀가 열려 주님을 알아뵙고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복음).
    제1독서
    <온 백성이 보는 앞에서 주님이 시나이 산에 내릴 것이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19,1-2.9-11.16-20ㄴ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뒤 셋째 달 바로 그날, 그들은 시나이 광야에 이르렀다. 그들은 르피딤을 떠나 시나이 광야에 이르러 그 광야에 진을 쳤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그곳 산 앞에 진을 쳤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짙은 구름 속에서 너에게 다가가겠다. 그러면 내가 너와 말하는 것을 백성이 듣고 너를 언제까지나 믿게 될 것이다.” 모세가 백성의 말을 주님께 그대로 전해 드리자,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백성에게 가거라. 오늘과 내일 그들을 성결하게 하고, 옷을 빨아 셋째 날을 준비하게 하여라. 바로 이 셋째 날에 온 백성이 보는 앞에서 주님이 시나이 산에 내릴 것이다.” 셋째 날 아침, 우렛소리와 함께 번개가 치고 짙은 구름이 산을 덮은 가운데 뿔 나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진영에 있던 백성이 모두 떨었다.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모세가 백성을 진영에서 데리고 나오자 그들은 산기슭에 섰다. 그때 시나이 산은 온통 연기가 자욱하였다. 주님께서 불 속에서 그 위로 내려오셨기 때문이다. 마치 가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연기가 솟아오르며 산 전체가 심하게 뒤흔들렸다. 뿔 나팔 소리가 점점 크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모세가 말씀을 아뢰자, 하느님께서 우렛소리로 대답하셨다. 주님께서는 시나이 산 위로, 그 산봉우리로 내려오셨다. 그런 다음 주님께서 모세를 그 산봉우리로 부르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0-17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사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내가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이사야의 예언이 저 사람들에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서는 돌아와, 내가 그들을 고쳐 주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고자 갈망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듣고자 갈망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세상에서 우리 귀에 들리는 소리가 전부가 아닙니다. 또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19세기 독일의 시인 노발리스(Novalis)는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닿아 있고 들리는 것은 들리지 않는 것에 닿아 있다.”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들음 그 깊은 곳에, 우리의 시선 그 너머에, 우리가 아직 깨닫지 못한 하느님 나라가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 것에 귀가 너무 밝아 진정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합니다. 세상 것에 눈이 너무 밝아 진정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합니다.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는 중복 장애인으로 살았던 헬렌 켈러(Helen Adams Keller)는 이렇게 말했지요. “나는 나의 역경에 대해서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역경 때문에 나 자신과 내 일과 나의 하느님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눈과 귀와 혀를 빼앗겼지만 내 영혼을 잃지 않았기에 그 모든 것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헬렌 켈러는 육신의 눈과 귀가 먼 사람이었지만, 영혼의 눈과 귀는 성한 우리보다 오히려 더 밝고 맑았습니다. 경륜이 깊은 석공은 바위를 정으로 두드려서 소리만 듣고도 그 돌의 성질과 결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나무를 오래 다룬 목수는 나무의 겉모습만 보고도 그 나무의 나이테와 나뭇결을 읽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영성 생활도 경륜 깊은 석공이나 목수처럼 되어야 합니다. 들리는 소리보다 더 깊은 곳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하고, 보이는 것 너머의 더 먼 세계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보고 듣는 것을 넘어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깨닫고 살아야 합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O God You Search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