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삶의 종점에서/법정스님

문성식 2011. 2. 19. 15:54
    
    삶의 종점에서
    살 만큼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때 맡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질이든 명예든 본질적으로 내 차지일 수 없다.
    내가 이곳에 잠시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이다.
    진정으로 내 것이 있다면 내가 이곳을 떠난 뒤에도
    전과 다름없이 이곳에 남아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그러니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내가 평소 타인에게 나눈 친절과
    따뜻한 마음씨로 쌓아 올린 덕행만이
    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오래도록
    나를 이룰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베푼 것만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될 수 있다.
    옛말에 '아무것도 가져 가지 못하고
    자신이 지은 업만 따를 뿐이다'라고 한 뜻이 여기에 있다.
    간디는 일찍이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세상은 우리들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나누! 는 일을 이 다음으로 미루지 말라.
    이 다음은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이다 
        - 범 정 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