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누가 복을 주고 벌을 주는가/법정

문성식 2011. 2. 19. 15:34
    
     누가 복을 주고 벌을 주는가
    계절이 바뀔 때 살아있는 것들 마다 
    옷을 갈아입는 것은 삶의 지혜다.
    지나온 삶의 자취를 되돌아보는 것도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는지 스스로의 물음이다. 
    이 또한 삶의 지혜가 아닐 수 없다. 
    지금 내 곁에 편지가 없어 
    상세한 것은 다 기억할 수 없지만, 
    사연은 대강 이런 것 이다. 
    시집이 거의 기독교를 믿는 집안인데, 
    요즘에 와서 남편이 하는 사업이 잘 안되는 것은
    아내인 자신이 불교를 믿기 때문이라고 
    시누이들이 자꾸 압력을 가해 와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마음에 갈등이 생긴다는 요지였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더러 듣는 일인데,
    이런 기회에 어떤것이 진짜 종교이고, 
    종교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내 나름대로 밝혀보고 싶다.
    만약에 세상에 오로지 
    하나의 종교만 있다고 가정해보라.
    상상만으로도 얼마나 숨막히고,
    그 독선의 냄새 또한 
    얼마나 역겨울 것인가.
    어떤것이 신이고, 진리인지
    누구에게 물어볼 것도 없이
    맑은 제 정신으로 스스로 물어보라.
    분노하고 질투하고 또 벌주는 것이 신인가?
    오로지 자기만을 섬기고 
    남은 섬기지 말라고
    하는것이 신이오, 창조주인가?
    종교가 일단 조직화되고, 제도화되면
    그 순간 부터 딱딱하게 굳어져
    종교로서의 생명력을 상실하고 만다.
    온전한 신앙인은 자신이 지닌 것을 
    나누어 갖는 사람이다.
    나누어 갖지 않으면 
    그것이 시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끝없이 움직이고, 흐른다.
    그 움직임과 흐름이 멎을 때
    거기 서리가 내리고 죽음이 찾아온다.
    이런 살아있는 생명체에
    누가 복을 주고 벌을 주는지
    스스로 물어보라.
    그 물음 속에 답이 들어있다.
     -범정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