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셔도, 마셔도 피곤할 때가 있다. 이땐 손에 들고 있는 커피를 의심해보자. 자꾸 눈이 감겨, 계속 목으로 넘긴 커피가 피로의 범인일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커피는 잠을 깨우고, 각성을 돕는 식품이다. 처음 커피를 마시면 커피 속 카페인은 뇌와 신경계 활동을 증가시킨다. 자율신경계 중 몸을 흥분시키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대사가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진다. 행동이 빨라지고 정신은 또렷해진다. 피로와 졸음을 유발하는 물질인 아데노신 작용은 차단된다. 아데노신이 결합하는 수용체에 카페인이 대신 결합해, 아데노신이 뇌에 신호를 못 보내도록 방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효과가 보통 3~5시간만 유지된다는 것이다. 우리 몸엔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시스템이 탑재돼있어, 교감신경으로 흥분했으면 뒤이어 반대작용을 하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온몸이 이완된다. 교감신경이 활발했을 당시 칼로리 소모가 가중돼, 피곤함은 커진다. 또한, 카페인이 사라지면 수용체 근방에 있던 아데노신이 다시 원래 기능을 수행해 피로가 몰려오게 된다. 게다가 커피를 자주 많이 마실수록 내성이 생겨 각성 효과는 떨어진다.
커피가 유발하는 탈수도 피로로 이어진다. 커피는 항이뇨호르몬 작용을 방해해, 소변을 빈번하게 보도록 한다. 수분이 부족하면 영양소가 세포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피로도가 증가한다. 실제로 체내 수분이 부족한 사람은 피로를 두 배 더 느껴, 사고능력이 저하된다는 중국 창저우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있다.
커피를 많이 마셔서 피로도가 커지는 현상을 방지하려면 하루 커피는 1잔만 마시는 것이 좋다. 커피는 당분 함량이 적은 것으로 선택한다. 당 섭취로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도 피로도를 높인다. 커피 대신 물을 수시로 섭취한다. 적어도 커피를 마신 만큼 물을 마셔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하루 7~8시간 적정 수면 시간을 잘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커피를 적당량 마셔도 피로가 해소되거나, 줄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