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5년 이내 절반 사망하는 '이 병'… 4년 새 27% 급증

문성식 2022. 11. 27. 15:06

5년 이내 절반 사망하는 '이 병'… 4년 새 27% 급증

 
심장
국내 심부전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난 2015년 향년 88세의 나이로 서거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그의 최종 사인 중 하나는 심부전이었다. 심부전은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신체에 필요한 양의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환자 수는 2017년 12만3000여명에서 2021년 15만7000여명으로 4년 새 약 2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다른 심장질환 협심증 환자가 9%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심부전은 3배 정도 빠른 속도로 환자가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심부전에 대한 국민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 한국노바티스가 심부전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20년 40~69세 남녀를 대상으로 질환 인식 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의 58.5%가 심부전을 모른다고 응답했다.
 
강남베드로병원 심장내과 김경수 원장은 "지방간,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를 현대사회 4대 질환이라고 부르는데, 이 네 개 질환이 모두 합병증으로 심부전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근경색, 협심증 등 급성 심장질환 환자가 과거 20~30% 사망했다면 이제 5%만 사망한다"며 "대다수의 환자들이 사망하지 않게 된 것인데, 이미 손상된 심장 근육은 재생되지 못해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심부전 환자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심부전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폐에 혈액이 고이는 폐부종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움직이고 있을 때만 숨이 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가만히 있을 때, 심지어 잠을 잘 때에도 숨이 차서 깨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발목과 종아리 등이 붓고 복수가 찬다. 심장이 빨리 뛰는 빈맥 증상이나 경미한 인지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심부전의 치료를 위해서는 1차적으로 문진을 시행한다. 문진을 통해, 심장 관련 문제로 판단될 경우, 심전도 검사와 운동 부하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이외에도 가슴 X-RAY 촬영, 혈액검사, 심장초음파 검사를 한다.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생되면 관상동맥 조영술을 통해 혈관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한다.
 
대부분의 심부전, 특히 만성 심부전의 경우 완치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치료에 의해 질환의 진행을 느리게 하고,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는 있다. 우선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약물을 통해 심근의 수축력을 증가시키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몸의 내부에 있는 수분과 나트륨을 제거하는 약물들도 복용하게 된다. 이러한 약물들은 심장의 부담을 감소시킨다. 혹은 심장 재동기화 치료나 삽입형 제세동기를 시술해 증상 호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관상동맥 우회술이나 심장이식이 시행될 수도 있으나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김경수 원장은 "심부전은 발병 시 5년 생존율 50% 미만, 중증 환자의 경우 1년 생존율이 50% 아래일 정도로 위험하다"며 "또한 입원과 퇴원의 잦은 반복으로 엄청난 치료 비용이 소요돼 즐겁고 여유로운 노후의 삶에 대한 꿈을 산산이 부서지게 하는 골치 아픈 질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소 염분과 기름기를 줄인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심장 건강을 관리하는 게 필수"라고 덧붙였다.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