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가 밥 먹여 주느냐?
양심대로 살려고 노력하다 보면
손해를 볼 때가 많습니다.
진리와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보 취급을 당할 때도 있습니다.
혹자는 "진리가 밥 먹여주느냐?"고
비아냥거립니다.
진리와 정의를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국제경기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스포츠 선수들이 받는 환영도,
인기 연예인들에게 쏟아지는
박수갈채도 없습니다.
그들이 걷는 길은 분명 고독한 가시밭길입니다.
그러나 인간을 드높이고 역사를 밝히는
등불이 되어 준 사람들은 바로 그들입니다.
예컨대,
과거 소비에트 연방을 빛낸 사람들은
브레즈네프와 같은 권력자가 아니라
그들의 모진 탄압 속에서도
진리와 정의를 추구한
솔제니친이나 사하로프 같은 반체제 인사들입니다.
거대한 세력의 공산독재보다
양심에서 우러나온
그들의 말 한 마디와 시 한 구절이
소련 민족의 자랑으로 남을 것입니다.
인도의 간디는 "인도 독립을 얻기 위해
진리를 희생시키기보다는
독립을 얻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진리를 택하겠다.
왜냐하면 진리 없는 독립은
진정한 독립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된 해방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진리의 숭고한 가치를 알면서도
용기가 없어 제대로 실천하지 못합니다.
용기가 부족한 이유는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진정 이웃을 사랑한다면
이웃을 상대로 부정을 저지르지 못합니다.
또한 사회적 불의에 신음하는 사람들 처지를
좌시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이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희생을 무릅쓰는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의 메시지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