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우리가 보는 것만 보인다
해변에 사는 사람에겐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저녁, 문득 바라다본 수평선에 저녁달이 뜨는 순간,
아 그때서야 아름다운 바다의 신비에 취하게 될 것이다.
세상은 내가 느끼는 것만이 보이고, 또 보이는 것만이 존재한다.
우린 너무나 많은 것들을 그냥 지나치고 있다.
느끼질 못하고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늘이, 별이, 저녁 노을이, 날마다 저리도 찬란히 열려 있는데도
우리는 그냥 지나쳐버린다.
대신 우린 너무 슬픈 것들만 보며 살고 있다.
너무 언짢은 것들만 보며 살고 있다.
그리고 속이 상하다 못해 좌절하고 자포자기까지 한다.
희망도 없는 그저 캄캄한 날들만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원래 어려운 것은 아니다.
어렵게 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물론 쉬운 것도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반 컵의 물은 반이 빈 듯 보이기도 하고,
반이 찬 듯 보이기도 한다.
비었다고 울든지, 차 있다고 웃든지,
그건 자신의 자유요, 책임이다.
다만 세상은 내가 보는 것만이 존재하고,
또 보는 대로 있다는 사실만은 명심해야겠다.
내가 보고 싶은 대로 존재하는 세상이
그래서 좋은 것이다.
비바람 치는 캄캄한 날에도 저 시커먼 먹구름 장을
꿰뚫어볼 수 있는 여유의 눈이 있다면
그 위엔 찬란한 태양이 빛나는 평화스런 나라가 보일 것이다.
= 《지혜가 열리는 나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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