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주는 말
"누군가와 맞서 소리 지르거나 마음 상하는 말과 행동을 한 후에
‘난 뒤끝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요.
그러나 그때는 이미 상대방의 마음을 폭파시킨 후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출석하는 경기도 양평 상심리교회 한종환 목사님의 지난 주 설교 중 한 대목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한다.
상대방이 강하거나 영향력이 큰 사람일 때보다는
약하거나 힘이 없을 때 더 자주 이런 일이 벌어진다.
가정에서 가장 힘이 없고 약한 사람은 자녀들이다.
교육한다는 미명 하에 부모가 어린 자녀들에게
속상한 마음을 퍼붓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다.
왜 그럴까?
그 부모 역시 어린 시절 부모나 주위 어른들로부터 받은
부정적인 말들을 뇌에 냉동 보관한 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냉동 보관되어 있던 상처 받은 마음이 약한 상대,
어린 자녀들에게 해동되어 퍼부어지는 것이다.
이런 일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겉으로는 부모가 자녀 교육을 위해 소리 지르고 매를 드는 것으로 위장되곤 한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는 자신의 부모에게 받은 만큼 자녀에게 복수하고 있는 것이다.
어른인 부모들이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입을 조심 또 조심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일할 때 습관적으로 무시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음에는 저 사람하고 함께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되도록 그 사람과 만날 기회를 줄이게 된다.
아이들이라고 다를 게 없다.
부모나 어른들로부터 부정적인 말을 듣거나 큰 소리로 야단을 맞으면
심리적으로 심하게 위축되어 친구 사귀는 것에도 겁을 내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엄두도 못 내게 된다.
영·유아기 아이들은 주변의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듣고 행동을 관찰하며 성장한다.
나쁜 말을 들으면 나쁜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고,
격려하는 말을 들으면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배려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많은 임상연구 결과에 의하면 만 6세 미만의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너 왜 이랬어? 나쁜 짓이야”라고 소리를 지를 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른다.
대부분은 “난 나쁜 아이야”라고 해석한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당당해지지 못하며,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자라지 못하게 된다.
상대방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무조건 소리부터 지르는 일은 목사님 말씀처럼 아이의 마음을 폭파시킨다.
말로 퍼붓기 전에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유를 물어보고
차근차근 설명해 주어야 아이는 겨우 이해하고 고친다.
예를 들어 감기로 누워 있는 엄마에게
우유를 갖다 드리려다가 쏟아 일을 만든 아이가 있다고 치자.
이때 엄마들은
“넌 왜 일만 저질러. 엄마 아픈 것 안 보여? 하여튼 웬수야 웬수”하고 푸념하기 쉽다.
그러나 이때 아이 마음을 먼저 생각한다면
“너 엄마 주려고 우유 가져오던 것이었니? 고마워라. 걸레 가져오너라.
발에 유리 조각 들어가지 않게 이쪽으로는 오지 마” 하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이 순간 아이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는 것을 몸으로 배우게 되는 것이다.
입에서 나오는 말을 순화시키는 것은 자녀 양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