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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너머 꿈

문성식 2020. 10. 30. 07:24

    꿈 너머 꿈 당신의 꿈 너머 꿈은 무엇입니까?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잠시 언급했던 대학원생 강연장으로 다시 가보자. 나는 이 날 적잖이 실망했다. 우리나라 최고 젊은 인재들이 모인 곳에서조차 "내 꿈을 이룬 다음에 무엇을 하겠다."는 대답은커녕 "백만장자가 되어 (나 혼자) 잘먹고 잘살겠다."는 학생들의 대답이 나를 실망시켰다. 나는 소리 높여 말했다. "친애하는 학생 여러분! 오늘부터 꿈 너머 꿈을 생각해보십시오. 우리 시대의 대통령을 생각해보세요. 그 중 한 대통령은 중학교 2학년 때 책상머리에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적어놓고 꿈을 꾸었습니다. 그리고 파란만장한 역정 끝에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불행하게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만 있었을 뿐 '대통령이 된 다음에 무엇을 하겠다'는 꿈 너머 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imf라는 사상 초유의 비극과 고통을 맛보았습니다. 그보다 앞서 또 한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로 인해 커다란 고초를 겪었습니다. 지금도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꿈 너머 꿈이 있었습니다. 5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이 나라 가난을 털어 내고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 하면 된다,'는 꿈 너머 꿈이 있었던 것입니다. 또 한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수 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대통령이 된 그에게도 꿈 너머 꿈이 있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갈라진 이 한반도가 전쟁이라는 방식을 통하지 않고 다시 통합되는'평화통일'이라는 꿈 너머 꿈이 있었습니다. 꿈 너머 꿈은 그런 것이다. '무엇이 되느냐'를 넘어서 '무엇이 된 후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대한 답이다. '왜' 그것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다. 장래 희망으로 의사나 부자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렇게 된 다음에 뭘 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는 사람은 드물다. 어쩌다 나오는 대답도 "돈을 많이 벌려고" "편하게 살려고"와 같은 자신의 안락과 평안을 위한 답변이 고작이다. 꿈 너머 꿈을 꾸는 것은 자기 중심의 '이기적인 나'에서 '이타적인 나'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에게만 가능하다. 백만장자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백만장자가 되어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는 이타적인 발걸음을 한 번 더 내딛어야 한다. 의사가 되어 인류의 난치병을 없애는 데 일조 하겠다는 포부도 좋겠다. 무엇이 됐든, 그것은 내 배불리고 내 등 따뜻하게 하는 정도의 꿈을 넘어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꿈 너머 꿈이다. 꿈 너머 꿈을 가진 사람은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 의사가 되겠다는 꿈만 가졌을 때는 대입에 실패했을 때 좌절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가 되어 가난한 이들의 병을 고쳐주겠다는 꿈 너머 꿈이 있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길이 보인다. 의사가 되지 않더라도 가난한 이들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길은 많이 있기 때문이다. 꿈 너머 꿈을 가진 사람은 무지개를 보는 사람이다. 지금은 비가 내리지만, 조금만 더 걸어가면 그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피어나는 것을 내다보며 묵묵히 빗 길을 가는 사람이다. "꿈 너머 꿈은 무엇인가?" = 고도원 《꿈 너머 꿈》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