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 상식

폐경이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되는 이유

문성식 2018. 12. 8. 12:19

폐경이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되는 이유

건강을 지키는 '김영수병원'의 건강한 칼럼

김영수병원/김영수 병원장

척추전방전위증은 염주처럼 이어져야 할 척추뼈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어긋나 상체가 앞으로 쏠리고 엉덩이가 뒤로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척추뼈의 연결고리가 끊어졌기 때문에 척추가 앞으로 미끄러질 수 있으며, 연결하는 고리가 정상적이라 하더라도 척추의 노화 때문에 척추뼈가 미끄러지면서 어긋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40대 이상 중년 여성 중에 만성적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라면 척추전방전위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에 이어 3대 척추질환으로 불리는 척추전방전위증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여 왔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척추전방전위증 환자는 2009년 12만 1,000여 명에서 2014년 15만 4,000여 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성비로 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2.6배 이상 발생하고 전체 질환자의 연령대 분포는 50~60대에 44%가 집중돼 있다.


최근 병원을 찾은 한 50대 여성 환자는 지난 수년 동안 집안일을 손에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했다고 한다. 시기를 따져보면 폐경기와 무관하지 않았다. 폐경 이후로 척추의 불안정성이 증대했으며 엉덩이 통증과 다리 저림 현상도 심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척추전방전위증은 여성의 폐경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원래 적은데 폐경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근육량이 더욱 줄어든다.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지방을 체내에 축적하려는 경향이 강해져 근력이 약화되고 근육량도 눈에 띄게 준다. 척추 주변 근육이 약화되면 척추전방전위증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진다.


척추전방전위증은 근육을 강화하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통해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 이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증세를 간과해 방치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화되고, 다른 기관의 기능성까지 저하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치료의 방법도 더욱 복잡해진다. 척추전방전위증에는 신경부위에 약물을 주입하는 경막 외 신경 성형술이나 풍선으로 신경통로를 넓혀 신경압박을 해소하는 풍선확장술 등이 적용된다. 필요한 경우 불안정한 척추를 고정하기 위해 나사못을 박아 시행하는 나사못 고정술이나 스프링 타입의 메모리루프를 사용하는 메모리루프 척추고정술 등이 적용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수술에 대한 부담을 피할 수 없고 치료 경과나 회복 상태도 환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조기진단 및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폐경은 여성에게 닥치는 고난이 아니라 원만한 과정의 하나라는 의미에서 ‘완경’이라는 단어가 두루 회자되고 있다. 폐경이 아닌 건강한 ‘완경’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신체에 일어나는 변화를 면밀히 파악하고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