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12월의 단상 / 최영복

문성식 2017. 1. 3. 21:15

    12월의 단상 / 최영복 이른 새벽 겨울 기러기들이 마지막 울음을 남기고 사선[斜線]으로 사라지고 난 후 전 날 과음으로 일그러진 나에 일상 [日常]이 어렴풋시 다가온다 쓰린 가슴을 움켜쥐고 창문을 열어젖히니 우르르 쏟아져 들어오는 삭풍에 흔들이는 12월의 달력이 변곡점[變曲點]에 걸렸다 무던히 걸어왔던 길섶에 묻혀있던 온갖 기억들이 되살아 나고 무수히 흘러나온 유혹의 언어들에 도취[陶醉]되어 머물다간 자리는 오만[傲慢]과 편견[偏見]이 난무하다 이성[理性]과 [感性] 감성이 도탑게 응고된 결정채 [結晶體]들은 망각의 늪 속에서 방향을 잃은 한낱 허상[虛像]에 불과한 목표일까 지금쯤 유년[幼年]의 꿈이 점점이 박혀있는 빈집에는 켜켜이 쌓인 먼지가 빈자리를 메우고 낡은 커튼이 드리우진 창가에 가려진 풍경처럼 찬란했던 그 시절 꿈의 이탈들을 호격조사 [呼格助詞]의 호명으로 불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