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 불교란 무엇인가 】첫걸음 - 제3절 불교의 세계관

문성식 2016. 11. 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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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걸음】
      제3절 불교의 세계관
        불교에서는 창조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창조신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창조신이 인간의 역사와 운명을 그의 뜻대로 좌지우지하는지 하는 물음에 매달려서 밤새도록 입씨름을 한다고 하여도 그 대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불교는 인간의 상상과 추측을 바탕으로 출발하는 가르침이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가 보고, 듣고, 먹고, 느끼는 현실세계를 출발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무엇보다도 우리들이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 대한 문제부터 꼼꼼하게 따져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물음들을 해결하게 합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확실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그것은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 광활한 우주가 끝이 있는지 없는지, 이런 우주를 누가 만들었는지 하는 문제보다 더 중요하고 확실한 것은 바로 내가 여기에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 이상으로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 모습을 살펴보기로 합시다. 내가 산다는 것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나는 무엇인가와 끊임없이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산다는 것은 쉼 없이 무엇과 만나고 있다는 말입니다. 살펴봅시다. 우리가 눈으로 무얼 보고 있다는 것은, 바로 눈을 통해서 내 밖에 있는 사물들과 만나고 있는 것입니다. 푸른 하늘의 구름도, 바다에 펼쳐지는 수평선도 모두 눈으로 만나는 것이고, 그것들의 아름다움을 알게 됩니다. 광활한 우주의 수많은 별들도 눈을 통해서 만나고, 아주 작은 생물들의 움직임도 눈으로 알게 됩니다. 눈으로 만나서 알게 되는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눈으로만 사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이런 만남은 눈이 아닌 귀를 통해서도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소리들과 만나게 되고 그 소리를 통해서 갖가지 다양한 소리들의 세계를 알게 됩니다. 우리는 귀로 듣는 소리의 세계와 눈으로 보는 세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잘 압니다. 다시금 우리는 코를 통해서 여러 가지의 냄새를 맡게 되고 그 냄새들이 서로 다른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입으로 들어와서 우리와 만나는 다양한 음식들을 혀로써 그 맛을 보고, 그것이 짠지 신지 매운지 하면서 음식의 맛을 알게 됩니다. 이것 또한 다른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몸을 통해서 덥다거나 춥다거나 아니면 부드럽다거나 딱딱하다거나 하는 촉감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참으로 산다는 것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렇게 끊임없이 무엇과 만나고 있는 것이며, 그 만남을 통해서 무언가를 자꾸 알아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이 만나서 만들어진 경험세계 이외에도 우리는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 의지는 인간이 주체적인 존재라는 특징을 나타냅니다. 이와 더불어 자연은 객체적인 존재로서의 특징인 법(法)을 지니게 됩니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이처럼 눈, 귀, 코, 혀, 몸을 우리가 우리의 의지(意志)를 통하여 각각 무엇과 만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기에서 잠시 함께 생각을 해 봅시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무엇일까요? 과연 태초에 창조신이 세계를 존재하게 했다고 믿어야 할까요? 잘 알 수 없는 것이니 믿어야 한다는 태도는 지혜롭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불교에서는 지금 여기에서 살고 있는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세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세계는 여기 있는 나와 그리고 나와 만나는 모든 것들을 모두 합한 것을 세계, 즉 일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이 세계, 즉 일체는 어떻게 구성되었으며, 어떤 성질을 갖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존재, 즉 인간을 포함한 일체의 성질에 대하여 불교에서는 대체로 세 가지로 밝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