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가을이 왔다. 특히 단풍 구경을 위해 등산과 캠핑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가을철 3대 전염병 유행성출혈,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을 주의해야 한다. 이 질환들은 쥐나 쥐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옮기는데, 풀숲에는 쥐의 배설물이 남아 있기 쉬워 함부로 앉거나 누워선 안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호흡기로 감염되는 '유행성출혈열'
유행성출혈은 한탄바이러스가 쥐나 쥐의 배설물을 통해 사람에게 감염됐을 때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쥐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잠복기는 2~3주 정도고, 초기에는 두통·발열 같은 감기 증상이 나타나다, 심해지면 눈이 빨갛게 충혈되거나 몸 전체에 출혈이 생긴다. 일부는 소변이 안나오거나 갑자기 소변이 나오는 등의 콩팥 손상이 생기며 사망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치료제가 없어,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야외활동이 많은 군인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붉은 반점 생기면 '쯔쯔가시무병'
쯔쯔가무시병은 쥐의 털에 기생하는 진드기에 물렸을 때 리케차균이 사람의 몸에 침범해 발생한다. 몸에 약 0.5~1㎝의 딱지가 생기고, 발열, 발한, 두통, 림프절비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전신에 붉은색의 반점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독시사이클린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하고, 투여 후 36~48시간 안에 증상이 완화된다. 아직까지 개발된 백신은 없어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최선이다.
◇심한 근육통 나타나면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파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의해 생기는 질환으로 쥐의 오줌에 오염된 물이나 풀, 흙과 접촉해 생긴다. 잠복기는 10일 정도로 갑작스런 발열, 오한, 두통,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난다. 근육통이 특히 심한데 그중에서도 등과 다리에 통증이 주로 나타난다.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간이나 콩팥손상, 뇌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에는 페니실린·테트라사이클린 등의 항생제가 쓰인다. 흙이나 물에 직접적인 접촉을 할 때는 장화를 신는 게 좋다.
가을철 열성질환을 예방하려면 산이나 풀밭에 가는 것을 피하고, 잔디 위에 누우면 안 된다. 또 야외활동을 할 때는 가능한 피부를 드러나지 않게 하며 집에 돌아오면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반드시 목욕을 해야 한다. 발열 증상이 생기면 빨리 병원을 찾는다. 분당차병원 감염내과 홍성관 교수는 “가을철 열성질환의 초기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인데 감기와 구분하기 어렵다”며 “감기로 인한 발열은 1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 열이 그 이상 지속되면 가을철 감염질환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으라”고 말했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