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36.jpg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갑사에 있는 범종. 1584년작. 높이 131㎝, 입지름 91㎝.

 

이 종은 조선 초기 국왕의 성수(聖壽)를 축원하는 기복도량인 갑사에 달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해탈문(解脫門)을 지나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는 새로 지은 사모지붕의 종각 안에 있다. 이 동종의 종신부(鍾身部) 윗부분에는 두 마리의 용(龍)이 네 다리와 몸체로 유(유)(종을 매다는 꼭지)를 이루어 그 표현이 매우 사실적이다.

 

전체적인 형태는 견부(肩部)부터 종복(鐘腹)까지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종복에서 하단까지는 직선으로 되어 있다.

정상에는 음통(音筒)이 없이 두 마리의 용으로 고리를 만든 다음, 종견(鐘肩)에 삼각형에 가까운 입상(立狀)의 물결 모양 무늬를 돌렸다. 상대(上帶)는 종견 밑에 하대와 비슷한 태조(太彫) 한 줄로 구획하고 원권(圓卷)내에 범자(梵字) 31자를 양주(陽鑄)하여 일렬로 배치하였다.

 

상대 바로 밑에 있는 4개의 유곽(乳廓)은 각각 9개의 유두(乳頭)를 그 내부에 3열로 배열하고 있다. 종신에는 4개의 당좌(撞座)와 그 당좌 사이에 석장(錫杖 : 중이 짚는 지팡이)을 쥐고 구름 위에 서 있는 지장보살상(地藏菩薩像)이 양주되어 있고, 종의 하단에서 떨어진 위쪽에 태조 두 줄을 돌려 마련한 하대는 그 안에 보상화문(寶相華文)을 겹겹으로 양주하였으며, 하단에는 태조 한줄을 돌렸다.

 

유곽과 승상(僧像) 사이의 한 곳에 양주종대(陽鑄縱帶)를 마련하고, 그 위에 사분(四分)으로 양각한 명문(銘文)은 이 종의 주성내력과 주조연대, 소요된 쇠의 근량을 밝히고, 당시 주성에 필요하였던 물품의 시주자를 적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