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7.jpg 고려시대의 청자주자 및 승반. 주자의 높이 33.0㎝, 입지름 1.9㎝, 밑지름 8.4㎝. 승반의 높이 5.0㎝, 입지름 19.3㎝, 밑지름 11.1㎝.

 

고려시대 만들어진 청자 주전자와 밑받침 접시(승반)로, 담청색인 유약의 질이나 무늬가 유사한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 주전자와 밑받침이 세트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주자는 전형적인 표주박형태에 주구(注口)와 손잡이〔把手〕가 붙어 있으며, 승반은 구연(口緣)을 화형(花形)으로 깎아낸 대접과 같은 형태이다. 유태(釉胎)의 질과 문양의 친연성으로 보아 처음부터 한 세트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마개는 연화(蓮花)를 상징하는 것 같으며 가는 오목새김선으로 잎맥을 새겼다. 마개의 삽입부는 원봉형(圓棒形)이며, 연봉의 상단에는 파수부와 연결시키는 고리가 붙었지만 현재 결손되었다. 표형의 상부에서 하부로 연결되는 파수는 마치 사각형봉을 구부려서 붙인 것 같으며, 그 상단에 마개의 고리와 연결시키는 덩굴모양의 고리가 붙어 있다.

 

물을 따르는 주구는 밖으로 많이 휜 형태로 마름모형에 가깝고 굽은 낮고 넓으며 정교하게 깎였다. 주전자 전면에 국화무늬가 적당한 간격을 두고 일정한 모양으로 찍혀있고 아랫부분 중앙에는 양면에 커다란 두줄의 원 안에 학과 구름무늬가 새겨져 있다. 밑받침 접시는 위쪽에 덩굴무늬를 두르고 그 아래 국화무늬를 넣었으며, 밑부분에는 연꽃무늬를 두르고 있다. 굽은 높고 크게 벌어져 있다.

주자의 전면에는 간략화된 국화절지문(菊花折枝文)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질서 있게 인화상감(印花象嵌)되었고, 표형의 하부 중앙의 양면에는 큰 원권(圓圈)을 두 줄의 백상감선으로 그려넣고, 그 안에 단순한 구름을 바탕으로 마주보는 두 마리의 학을 흑백상감하였다. 밑바닥에는 연판문(蓮瓣文)이 새겨져 있다.

 

승반은 팔화형(八花形)이며 구연 밑에 당초문대를 백상감으로 두르고, 측면의 각 구획에 국화문을 1쌍씩 배치하였고 밑바닥에는 이중연판문대를 흑백상감하였다. 주자의 굽은 대충 유약을 닦아내고 규사눈 받침을 하였으며, 승반은 굽 안바닥까지 유약이 시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