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그릇
인간은 근본적으로 마음의 불안을 안고 살아갑니다.
고향에 살면서도 나그네 같은 심정을
마음 한 구석에 지니고 있는 것이 인간입니다.
인간은 빈 그릇과 같습니다.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이 더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매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허기와 갈증을 느낍니다.
이 결핍은 단순히 윤리도덕적 가치만으로
충족되지 않습니다. 또 어떤 지식으로도
채울 수 없습니다. 향락 같은 것으로는 더 더욱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허기와 갈증은 그보다 훨씬 더 깊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차지한다 해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인간은 영원을 향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빈 그릇은 영원을 향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목마름은
'영원에의 동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주여, 당신은 우리를 당신께 향하도록 만드셨기에
당신께 가서 쉬기 전까지는 언제나
평안치 못합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ㅡ 김수환 추기경 사랑의 메시지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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