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홍천의 비경인 용소계곡은 홍천 8경으로 꼽을 정도로 경관이 수려하다.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인 구불구불한 계곡은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원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현재 이곳은 자연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개발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 ▲ 1 넓은 소와 반석이 형성된 너럭바위 부근. 용소계곡의 명소로 꼽을 만한 곳이다.
-
지형도에 ‘경수천’이라 표기된 이 골짜기는 비가 내릴 때는 답사에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상류에 긴 계곡이 있어 비가 내리면 쉽게 물이 불어나기 때문에 위험하다. 안내판에도 폭우 시에는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 ▲ 2 타프와 비박용 텐트로 가볍게 설치한 캠프 사이트. 3 용소계곡과 나란히 조성된 숲길의 분위기도 훌륭하다.
-
용소계곡은 찻길이 없어 도보 탐방만 가능하다. 상류인 두촌면 광암리 군유동과 하류의 천현리 수태마을까지만 차량이 진입할 수 있다. 이 두 마을 사이 구불구불한 골짜기 남쪽 사면을 따라 산길이 나 있다. 물이 흐르는 계곡 속을 걸으며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상류인 광암리로 찾아들어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고개를 넘고 산을 돌아 좁은 골짜기를 찾아가야 한다. 오랫동안 길이 나지 않고 정도로 깊고 아득한 오지다. 산자락의 좁은 도로를 타고 끝까지 가면 용소계곡 안내판과 간이화장실이 있는 마지막 민가가 보인다. 이곳에서 용소계곡 트레킹을 시작한다.
계곡 옆 산자락에 오솔길이 있지만 더위를 피해 물속을 걸어도 좋다. 물을 따라 500m가량 하류로 내려서면 계곡이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튼다. 골짜기에 놓인 커다란 바위를 넘어 잔잔한 모래톱을 밟고 진행할 수 있다. 상류에 마을과 골프장이 있어 수질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심산유곡의 분위기만큼은 일품이다. 찻길도 민가도 전혀 보이지 않는 깊은 골짜기다.
용틀임치는 물굽이를 따라 30분쯤 내려서면 계곡이 넓어지며 너럭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완만한 경사의 넓은 바위 위로 계곡물이 퍼져 흐르는 곳으로, 그 아래 펼쳐진 소는 수영장처럼 잔잔하다. 용소계곡 가운데 가장 시원스런 조망을 볼 수 있는 장소다.
너럭바위를 지나면 물줄기는 좁아졌다 넓어지며 이리저리 방향을 튼다. 능선을 피해 뱀이 기어가듯 물줄기가 구불거린다. 물속을 걷는 것이 힘들면 바로 옆의 산길을 따르면 된다. 용소계곡은 숲길도 훌륭하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한 활엽수림 사이로 호젓한 오솔길이 나 있다.
상류에서 출발해 2시간 정도면 계곡이 넓어지며 넓은 초원 옆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이 일대는 ‘용소원’이라는 사유지로 농작물 보호를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용소원을 지나면 다시 길은 숲으로 숨어든다. 계곡과 가까운 곳에서 다시 물로 걸어가며 땀을 식힐 수도 있다. 계곡 트레킹은 이런 즉흥적인 피서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에 매력적이다.
하류로 갈수록 골짜기가 조금씩 넓어지다가 결국 비포장도로로 이어진다. 상류의 민가에서 이곳까지는 약 5km 거리로 그리 멀지 않다. 하지만 계곡물을 가르며 쉬엄쉬엄 걷다 보면 4시간이 넘게 걸린다.
-
교통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인제 방향으로 10km 진행한다. 두촌교와 자은교를 지나 원통교차로에서 오른쪽의 다리를 건너 괘석리 방향으로 진행한다. 고개를 넘어 10km 가면 좌측에 ‘둥지속펜션’ 간판이 보이고 조금 더 진행하면 오른쪽에 ‘용소계곡’ 간판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우회전해 좁은 포장도로를 이용해 계곡을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광암리 마지막 민가에 닿는다. 이곳에서 용소계곡 트레킹을 시작한다.
숙식 용소계곡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취사야영을 규제한다. 사실 용소계곡은 골이 좁아 야영이 가능한 곳이 많지 않다. 용소계곡에서 야영하기 좋은 곳은 상류인 군유동 일대다. 마지막 민가인 ‘농부의 집(010-3158-0436)’에 민박과 야영이 가능하다. 마지막 민가로 진입하기 직전의 계곡 건너편에 위치한 용소계곡펜션(www.yongsops.com)에도 야영장이 마련되어 있다. 물품 구입이나 식사는 용소계곡을 드나들 때 거치게 되는 두촌면이나 내촌면에서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