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3.jpg 경상북도 경주시 진현동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3.03m.

 

팔각원당형(八角圓堂型) 기단 위에 방형의 3층탑신(塔身)이 놓여 있는 특이한 형태의 삼층석탑이다. 지대석은 높고 큼직한 원형으로 입면을 사선으로 처리하여 원통형식을 이루고 있다.

이 위에는 각형과 몰딩의 2단굄이 원형으로 다듬어졌는데 이를 받침으로 하여 면석(面石)이 8각으로 구성되었다. 각 모서리에는 기둥이 표시되었으나 각 면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다.

이 위는 바로 갑석으로 갑석부연과 함께 2단의 둥근 판석을 이루고 있으며, 이 하층기단 위에 좀더 작은 상층기단이 있는데 형태나 수법은 동일하다. 상층갑석 위에는 사각형의 각형굄이 2단으로 표현되었고, 이 위에 1층탑신이 놓여 있다.

이 탑신은 2·3층탑신에 비하여 훨씬 크고 높직하다. 1층옥개석은 평평하고 얇은 형태인데 옥개받침도 3단이어서 시대적인 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평박한 특징은 2·3층옥개와 옥신석(屋身石)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어서 크고 높직한 1층탑신을 중심으로 둥근 대좌와 잘 대비되고 있다.

더구나 직선적인 처마, 반전의 경쾌한 전각(轉角), 예리한 합각과 얇고 산뜻한 낙수면(落水面) 등에서 느껴지는 단아한 특징과 더불어 이 석탑은 원과 4각·8각이 이루는 조화미와 상하가 이루는 균형미, 그리고 세부수법의 경쾌미를 잘 조화시키고 있는 아름다운 신라석탑의 한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9세기 석탑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특징과 진전사승탑에서 보이는 조화미도 나타나고 있어서 9세기 전기에 조성된 석탑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석탑 가운데 단연 가장 뛰어난 걸작품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