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4.jpg 경상북도 경주시 마동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5.4m.

 

이 절터는 ≪삼국유사≫ 대성효이세부모조(大成孝二世父母條)에 나오는 장수사(長壽寺)의 유지라 전하고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석굴암을 조성(造成)한 김대성과 인연이 있다고 하는데 김대성이 무술을 닦을 때 큰 곰을 잡아 운반하다가 날이 저물어 현재의 석탑이 있는 부근 민가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는데 꿈에 곰이 덤벼들면서 절을 지어주지 않으면 해치겠다고 하기에 이 마동(馬洞)에 절을 짓고 몽성사(夢成寺)라고 하였다가 뒤에 장수사(長壽寺)로 개명(改名)했다고 한다. 이 석탑도 몽성사 또는 장수사라는 사찰과 관계있는 것으로 사찰과 동시대의 건립으로 본다.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탑으로 복발(覆鉢 : 바리때를 엎어 놓은 형상의 한 부분) 이상의 상륜부(相輪部)는 결실되었다.

결구(結構)방식은 지대석(地臺石) 위에 각 8매·4매씩으로 구성된 하층기단과 상층기단을 올려쌓고, 그 위에 각 1석(一石)으로 된 3층의 옥신(屋身)과 옥개(屋蓋), 그리고 노반(露盤)을 올렸다. 상대갑석(上臺甲石) 위에는 호형(弧形)과 각형(角形)의 2단 옥신굄이 있다.

상·하층기단 중석(中石)에는 네 면에 우주(隅柱)와 탱주(撑柱)가 2개씩 새겨져 있고, 옥개의 옥석받침 수는 각 층 모두 5단이다. 또한, 각 층 옥개의 전각(轉角) 모서리와 아랫면에 각 7개 1조(組)로 된 풍령공(風鈴孔 : 풍경을 달아매기 위하여 뚫어 놓은 구멍)이 있다.

이와 같이, 이 탑은 불국사삼층석탑(국보 제21호, 석가탑)으로 대표되는 한국석탑의 전형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데, 아무런 장식이나 조식(彫飾)이 나타나 있지 않아서 소박, 단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8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탑은 경주를 중심으로 한 경상도지역에 널리 유행되었던 전형양식에 속하는 석탑 중의 하나로서, 석가탑이 있는 불국사와 위치가 매우 가깝다는(약 600m 정도) 점에서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