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다리는 그리움(2) / 이 보 숙
산 꼭지에 앉아
하릴없이 먼 바다를 봅니다
수십 억 년쯤
어쩌면 그보다 더 긴 세월
날마다 변함없이 들고 나는 바다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푸른 영혼으로 다시 태어나는
이 윤회의 해변 어디쯤에다
그대는 닻을 내리려는 것인가
나는 이 켠 바닷가에서 기다리는데
살아갈수록 그대가 그립고
그리울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가슴 속을 몽땅 해변에 걸어 놓고
말간 바닷바람 가슴 가득히 마셔
기다림을 씻어내고 그대 잊으려 합니다
가슴 먹먹하게 그리울 때에도
이제 날 저무는 산 꼭지에 앉아
쓸쓸한 추억을 슬퍼하지 않으렵니다
들꽃보다 작게 그리움의 키를 낮추고
잊을 수 없으므로 다시 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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