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58.jpg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 거돈사지에 있는 고려시대의 탑비. 비신의 높이 252㎝, 너비 124.5㎝, 글자크기 6푼.

 

거돈사터에서 동쪽으로 약 110m 떨어진 곳에 세워져 있는 탑비로, 고려시대의 유명한 스님인 원공국사의 행적을 기록하고 있다.

비는 거북받침돌 위로 비몸을 세우고 머릿돌을 얹은 모습으로, 비몸이 작고 머릿돌이 큰 것이 특징적이다. 거북의 머리는 괴수 모양의 험한 인상을 한 용의 머리모양이다. 등에 새긴 무늬는 정육각형에 가까우며, 육각형안에는 卍모양과 연꽃무늬를 돋을새김하였다. 머릿돌에는 구름속을 요동치는 용이 불꽃에 쌓인 여의주를 다투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는데, 매우 사실적이고 화려하다.

고려 현종 16년(1025)에 세운 것으로, 당시 ‘해동공자’로 불리던 대학자 최충이 글을 짓고, 김거웅이 글씨를 썼다. 비문에 새긴 글씨는 해서체인데, 중국 구양순의 서법을 이어받은 것이다. 이는 고려시대의 여러 비에 새긴 글 중에서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중국에 비교해서도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한편 이 비에는 머릿돌을 옮기려 할 때 수십 명의 장정들이 매달려도 끄떡않던 돌을 농가에서 빌려온 소 한 마리가 옮겼다는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1025년(현종 16)에 세웠고, 현재도 원형대로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비문에는 탑비의 주인공인 원공국사의 생애와 행적, 그리고 그 덕을 기리는 송(頌) 등이 실려 있는데, 국사의 법명은 지종(智宗)이고 속성은 이씨이며 전주인이다.

 

서체는 구양순(歐陽詢)·구양통(歐陽通)부자의 서법이 어우러진 것으로서, 봇 끝이 능려하고 필획이 정연하여 힘이 있다. ≪동국금석평 東國金石評≫에 거돈사비는 노공체(魯公體)라 하였는데 틀린 평이며, ≪서정 書鯖≫에 승묘탑은 자못 전형(典型)이라 하였고, ≪조선금석고≫에는 자경이 6푼의 해서로 구양순을 체득하였다고 기술하였다.

서자(書者)인 김거웅의 행적은 알 수 없으나 고려시대 비 중에서도 최일급이라 할 수 있는 뛰어난 글씨를 남겼다는 것은 특기할만한 일이며, 서예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서품이나 각자에 있어서 중국에 비하여 조금도 뒤지지 않는 매우 값진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