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사막을 건너는 법

문성식 2015. 6. 3. 09:40

 
      사막을 건너는 법 어떤 강물이 있었다. 이 강물은 깊은 산 속에서 발원해서 험준한 산골짜기를 지나고 폭포를 거쳐 산자락을 돌아서 들녘으로 나온다. 세상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서 흘러다니다가 어느 날 모래와 자갈로 된 사막을 만나게 된다. 사막 너머에는 강물의 종착지인 바다가 출렁이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그 바다에 이를지 강물은 당황하게 된다. 바다로 합류하려면 기필코 그 사막을 건너야만 한다. 강물은 마음을 가다듬고 사막을 향해 힘껏 돌진해간다. 그러나 사막과 마주치는 순간 강물은 소리 없이 모래에 빨려 들어가고 만다. 강물은 정신이 번쩍 든다. '어떻게 하면 이 사막을 무사히 건널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이때 문득 사막 한가운데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자신을 증발시켜 바람에 네 몸을 맡겨라. 바람은 사막 저편에서 너를 비로 뿌려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너는 다시 강물이 되어 바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ㅡ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에서 ㅡ

    '범정스님 어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다면  (0) 2015.06.03
    서로 끌어 안고 사십시오   (0) 2015.06.03
    홀로 있는 시간   (0) 2015.05.30
    수도자가 사는 집  (0) 2015.05.30
    가난한 삶   (0) 2015.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