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1_0048.jpg 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 금산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석탑. 높이 2.18m.

원래는 금산사 소속의 봉천원(奉天院)에 있던 것을 현재의 자리인 대적광전 앞쪽 좌측에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기단부는 6각으로 조성된 화강암재 3단을 겹쳤는데 각 면에는 사자가 돋을새김되어 있다.

 

기단 위의 탑신부 최하단의 바로 밑에는 점판암으로 조성된 6각의 앙련석(仰蓮石)·복련석(覆蓮石)이 접해 있고, 그 사이에는 중석(中石, 面石)을 끼웠던 자리가 있을 뿐 현재는 남아 있는 부재가 없는데, 이 시설은 곧 탑신부를 받치기 위한 연화대임을 알 수 있다.

대개의 경우, 기단석 윗면에 탑신 굄대를 낮게 모각하고 그 위에 탑신부를 세우고 있는데, 이 석탑은 이례적으로 아랫면에는 복련을 조각하고 상갑석(上甲石)에는 앙련을 장식한 굄단을 구성하고 있어서 주목되고 있다.

 

탑신부는 층마다 6각으로 옥신과 옥개석이 모두 1매석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현재 옥신석은 상부의 2층만이 남아 있을 뿐 그밖의 옥신석은 없어졌다. 옥신석은 각 면에 우주가 새겨지고, 면석 중앙에는 원권(圓圈)내에 좌불상을 선각(線刻)하였다.

 

각 층 옥개석은 기단부 상단의 연화대 위에 옥신석이 없이 겹쳐졌는데, 추녀 밑은 수평이고 윗면의 경사는 극히 완만하나 전각(轉角)에서의 반전은 뚜렷하다. 옥개석 아랫면에는 받침이 있고 이 중심에 용(龍)과 초화문(草花文) 등이 선각되어 있다.

 

또한, 옥개석 윗면과 아랫면에 홈이 패어 있는데, 이것은 옥신을 1매석으로 만들지 않고 각 면을 1매씩의 판석(板石)으로 조성하였던 흔적이 아닌가 추측되고 있다. 상륜부에는 화강석재가 하나 놓여 있는데 후대에 보충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석탑은 점판암을 재료로 하여 다각형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고려시대에는 통일신라시대에 법당 앞에 건립하던 일반형 석탑을 변형하여 6각이나 8각의 다각형 탑을 만들고 재료도 점판암을 사용하는 것이 유행하였다. 그중에서도 이 석탑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층의 체감비례가 적절하고, 옥신과 옥개석 각 면의 조각이 섬세하고 우아하여 공예적으로 뛰어난 작품이다. 지금은 11층의 옥개석까지만 남아 있으나 경주의 정혜사지(淨惠寺址)13층석탑(국보 제40호)으로 미루어 본래는 13층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건조연대는 탑신 굄대의 연화문이나 각 층 옥신과 옥개석 각 면의 조각수법으로 보아서 고려 초기인 10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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