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이해가 안 된다면…
남편과 대화가 되지 않아 너무 힘들다는 결혼생활 15년 된 한 아내가 찾아왔다.
“남편은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안 되면 고함부터 지르고 화를 잘 냅니다. 가장이면 가족을 먼저 생각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자기밖에 몰라요. 아이들과 저한테는 관심도 없고 자기 하고 싶은 건 다 해요. 그래서 몇 마디 하면 막 소리치고 야단이랍니다. 아이도 아니고 어떻게 비위를 맞춰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중학생인 두 아들이 아빠를 닮을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에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 아내에게 남편이 왜 그렇게 하는지, 얼마나 남편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하지만 15년을 함께 살아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대부분의 아내들은 자기 남편을 너무나 잘 안다고 한다.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알아야 아내로서 대응방법을 찾을 수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의 말처럼 남편을 알면 부부 사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남편의 현재 모습은 아기 때부터 엄마의 양육방식의 결실이다. 물론 ‘아버지가 자기 아내(엄마)를 어떻게 대했느냐’도 영향을 미쳤지만 어릴 적 엄마와 맺어진 관계가 성인이 된 후 자기 아내를 대하는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엄마의 양육방식에 따라 결혼 후 자기 아내에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보자.
CASE1. 과잉보호 엄마
남자는 어릴 적부터 경쟁심이 강하다. 그런데 이 엄마는 아들이 다칠까 봐 친구들과의 거친 운동도 안 되고, 모험하는 것도 안 된다. 또래 남자 아이들이 모두 즐겨 하는 일들은 위험하다며 못하게 하고 주위에 머물면서 일일이 챙겨준다. 엄마가 뒤치다꺼리를 다해주고 감싸주기 위해 심지어 거짓말도 서슴없이 한다. 그걸 아는 아들은 필요할 때마다 엄마를 속이면서 교묘하게 이용한다. 성인이 된 후 엄마의 과잉보호로 해보지 못했던 일을 벌이거나 아내를 속이면서 교묘하게 이용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내가 엄마처럼 응해주지 않으면 화를 내고 소리치게 된다.
CASE2. 완벽주의 엄마
아이들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자란다. 하지만 이 엄마는 사소한 실수나 실패도 용납하지 않고 오로지 완벽을 요구한다. 아들은 엄마로부터 칭찬이나 인정은 받지 못하고 늘 비난과 잔소리를 들었다. 작은 일까지도 일일이 간섭을 받았다. 그런 아들은 자존감이 매우 낮다. 아내의 사소한 말도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거나 간섭과 비난으로 느껴져서 화를 잘 내게 된다.
CASE3. 몰아붙이는 엄마
하루 일과표를 빽빽하게 정해놓고 쉴 새 없이 몰아가는 엄마에게 자란 아들은 삶의 여유를 모른다. 무슨 일이든지 만들어서 스스로를 몰아붙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할 일이 없으면 불안하다. 급하지 않는데도 과속해서 운전하고 매사가 늘 급하고 여유가 없다. 가족과 어울려서 놀 줄도 모른다. 어릴 적 가족이나 친구들과 여유롭게 지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내나 자녀도 자신처럼 몰아붙이려고 한다.
CASE4. 다정하면서 엄격한 엄마
가장 바람직한 엄마의 양육방법이다. 이 엄마는 아들을 다정하게 대하면서도 집안일을 정해서 스스로 하게 한다. 아들의 해야 할 일을 절대 대신해주지 않는다.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모질 정도로 약속한 벌칙을 주고 할 일을 제때 했을 때도 정해 놓은 보상을 반드시 한다. 이처럼 규율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아들에게 강한 책임감과 자립심을 키워준다. 그러면서 어린 아들을 존중하고 사랑을 듬뿍 쏟는다. 아들은 엄마에게 받은 대로 성인이 된 후 자기 아내를 존중하고 사랑한다.
이외에도 엄마의 양육방법은 다양하다. 아들을 그냥 내버려 두는 ‘방목형 엄마’, 자기 기분에 따라 아들을 대하는 ‘기분파 엄마’, 남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갈대형 엄마’, 아들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마음대로 ‘조종하는 엄마’ 등등.
어린 시절 맺어진 엄마와의 관계가 지금 하고 있는 남편 행동의 근원이다. 성인이지만 남편의 내면에는 어린 소년이 자리 잡고 있다. 어릴 때는 아들이 무슨 일을 해도(실수, 잘못, 실패) 엄마는 다 수용해주었다. 엄마에게 소속되어 있을 때 안정감을 느꼈다. 언제나 다정하게 대해주고 듬뿍 사랑해주는 엄마에게 친밀함을 느꼈다. 이처럼 어릴 적 엄마로부터 받고 싶은 욕구는 수용, 소속감, 친밀한 관계다. 이 욕구를 엄마가 충족시켜주었으면 아내도 그렇게 해주기를 바란다. 반면 엄마로부터 그 욕구를 채우지 못했다면 아내로부터 그 욕구가 채워지기를 갈망한다.
따라서 남편의 현재 모습이 이해가 안 된다면 먼저 어릴 적 엄마의 양육방식이 어떠했는지 남편에게 물어본 후 대응방법을 적절하게 바꾸자. 성급한 기대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할 때 남편은 달라진다. 이 과정을 통해 지금 나는 어떤 방식으로 아들을 양육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지금의 아들에 대한 양육방식이 향후 아들의 결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됨을 인식하면서.
미국 코넬대 심리학 교수인 페기 드렉슬러는 얼마 전 CNN 기고문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남자들일수록 책임감과 자신감이 강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많다. 인내심과 사회적응력이 높고 공격성은 줄어들어 장차 강인하고 독립적인 지도자로 자라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만큼 어린 시절 엄마의 양육방식이 아들의 결혼생활은 물론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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