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8.jpg 전라남도 화순군 도곡면 월곡리에 있는 조선 말기의 민가. 1800년대 말에 지은 집으로 평야지대에 인접한 마을 지주의 집이다. 안채(40평)·사랑채(20평)·헛간채(15평)와 문간채가 짜임새 있게 일곽을 이루었다.

 

밀집한 마을의 가운데 약간 긴 네모꼴로 담장을 두르고 뒤쪽에 ㄷ자형 안채를 동쪽에서 약간 북으로 틀어서 배치하고 축을 맞춰 앞쪽에 사랑채를 두었다. 안마당과 사랑채는 담장 없이 그대로 면하며 중문간을 사랑채 왼쪽에 조그맣게 만들었다. 중문 왼쪽 곁에는 세로로 헛간채가 놓여져서 안마당의 남쪽을 막는다. 그 앞은 중문 밖으로 샘이 만들어지고 담장을 따로 둘렀다. 그 앞에 단간의 대문간을 만들었는데 사랑마당에 직각 축으로 놓여졌다. 대문간 밖(남쪽)은 바깥마당이며 사랑채 앞은 사랑마당이다. 사랑마당 북동쪽 모퉁이에는 뒷간과 돼지우리가 시설되었다. 사랑채 북쪽에는 안마당에서 계속된 공간에 광채를 두었다.

이것은 남도 양반주택의 인위적 형태로서 안채는 대략 18세기 정도, 사랑채는 이보다 훨씬 떨어진 19세기 말 내외에 건축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안채는 기본적으로 큰방과 대청이 나란히 놓이는 남도방식이지만 대청공간이 대단히 크며 3개의 공간으로 구분되는 점이 특이하다. 뼈대는 기본적으로 양쪽 날개를 3칸으로 처리하고 몸채는 후퇴로 구성했으며 왼쪽 날개는 3칸, 오른쪽은 4칸, 몸채는 5칸이다. 부엌은 동쪽에 두어서 앞 3칸은 부엌이며 뒷칸은 부엌방이다. 그러나 부엌방은 몸채보다 4반칸쯤 더 내밀었다. 다음은 복판에 좌우 2칸인 큰방, 2칸대청, 몸채 끝이 가운데 대청인 차례로 놓여졌다. 왼쪽 날개에는 앞칸에 갓방, 다음은 2칸의 갓대청이다. 큰방과 큰대청 앞에는 쪽마루를 시설하고 뒷퇴에는 죽 각각의 골방을 만들었다. 그러나 가운데 대청과 큰대청 웃칸의 뒷퇴는 나중에 다시 반칸을 뒤로 더 빼내서 각각 고방을 크게 만들어 두었다. 여기 골방이나 고방은 중부지방과 달라서 모두 우물마루를 깐 것이 특이하다. 부엌에 있어서도 앞쪽으로 1칸은 별도로 후에 보수한 것이며 오른쪽 측벽은 처마 밑을 이용하여 헛기둥을 세우고 증축한 것이다. 그러나 이 헛벽의 구조는 특이해서 도리가 서까래 밑까지 가지않고 울담처럼 허공에 떠있는 헛도리이다. 벽체도 두꺼운 빈지널을 세로로 끼워 넣은 점이 고전적 느낌을 준다.

구조는 3평주3량으로서 내진주도 평주로 처리하고 종도리는 양기둥 중앙에 두었다. 납도리이고 장혀를 받쳤으며 사다리꼴 판대공을 세웠다. 대들보의 단면은 양면치기한 둥근네모꼴이고 전면 기둥에만 단이를 받쳤다. 내진주 머리에는 대들보와 갓보가 같은 위치에서 맞춰지며 대들보 아래에만 보아지를 끼워 보강(補强)했다. 도리간으로는 헛장혀가 맞춰진다. 기둥은 두리기둥이며 덤벙주초이다. 댓돌은 자연석 허튼층쌓기인데 안마당쪽만 2중기단으로 구성되어 일종의 작업공간으로 이용한다. 이 집에서 특히 재미있는 것은 양쪽 날개의 기둥을 몸채 기둥과 구분함으로써 구조체를 완전히 따로 하는 것이다. 지붕의 몸채는 합각이고 날개는 박공인데 오른쪽 전면만 증축하면서 눈썹지붕을 덧붙여 마치 합각지붕으로 보인다.

사랑채의 평면구성은 역시 남도식으로서 (5칸 一자형) 전후퇴집이다. 간살이는 맨 북쪽으로부터 아랫방, 웃방, 부엌, 사랑방, 사랑대청으로 구성했다. 앞퇴에는 모두 툇마루를 깔고 뒷퇴에는 대청 뒤를 골방으로, 사랑방 뒤는 사랑방을 크게 쓰며 나머지는 토방으로 만들었다. 대청 앞문의 분합문을 시설했으며, 툇마루 앞에는 다시 외기둥을 하나 더 내세워 구조체을 만들고 골함석 차양을 해달았다. 아마도 20세기 초에 덧달아진 것으로 추측된다. 대청 남쪽에는 헛기둥을 세워서 처마를 보강하고 쪽마루를 내달았다.

구조는 2고주5량이며 장혀받친 납도리집이다. 대청의 3개 기둥만 두리기둥이며 나머지는 네모기둥이다. 댓돌은 대강 다듬은 화강암 2중기단(전면쪽)이며 덤벙주초이다. 지붕은 우진각 골기와이다.

광채는 벼를 보존하기 위한 곳간으로서 대단히 고졸(古拙)한 느낌을 주는 건물이다. 간살이는 맞걸이 (4칸 一자형) 집으로서 통간으로 되었고 빈지널벽으로만 구성되었다. 장혀 없이 납도리를 걸었는데 종도리만 굴도리 이고 단장혀를 끼웠다. 대공은 긴 네모꼴 판대공이며 대들보 밑에는 단이(보아지)를 받쳤다.

집안에는 특별히 다른 정원시설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집안에 심어진 나무가 그런대로 집안의 분위기를 그윽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