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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집 눈꽃산행 | 함백산] 초보자도 갈 수 있는 눈꽃 산행지의 대명사

문성식 2013. 12. 23. 19:47
[신년 특집 눈꽃산행 | 함백산] 초보자도 갈 수 있는 눈꽃 산행지의 대명사
고산 심설산행의 진수 보여주는 남한 6위 고봉

함백산(1,572m)은 겨울산행이 두려운 초보자에게도 너그러운 겨울산이다. 적설량이 많아 1~2월 대부분 설경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지만 1,200m가 훌쩍 넘는 만항재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다.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고도 1,200m를 공짜로 올라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백두대간 능선에서 바로 산행할 수 있으며 정상 직전 오르막을 제외하면 대체로 경사가 부드러운 편이다. 중요한 건 러셀 유무인데 대간길이라 등산객이 많아 대체로 러셀이 되어 있는 편이다.


산행은 만항재에서 함백산과 은대봉을 거쳐 두문동재까지 가는 종주코스와 중함백산을 넘어 정선 고한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다. 종주코스도 10km가 채 되지 않고 능선이 완만한 편이라 러셀만 되어 있다면 산행은 어렵지 않다. 다만 두문동재의 경우 겨울 적설량이 많이 차량 통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두문동재에서 겨울철에도 차량통행 가능한 두문동터널까지 도로를 따라 걸어갈 경우 2.1km에 30분 정도 걸린다.


▲ 만항재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길. 트인 시야와 깊은 눈 덕분에 적설기 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함백산은 산경표, 대동여지도에는 대박산으로 나와 있고 그 외에 묘범산, 묘고산, 수미산, 작약산, 한밝뫼, 한배달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5대 적멸보궁 정암사와 주목 군락이 이 산의 심볼이다. 남한에서 제일 높은 재인 만항재는 개성의 고려 유신들이 이성계의 녹을 먹지 않겠다며 이곳 함백산 기슭 두문동에 은거, 두문불출 생을 보내며 여기에 올라 개경 쪽을 바라보며 망향제를 올렸다는 전설이 있다.


만항재쉼터에서 도로 따라 고한 방면 아래로 내려오면 길가에 주차공간이 있다. 여기가 함백산 들머리다. 임도와 산길로 나뉘는데 임도는 태백선수촌으로 이어진다. 산길로 들어 완만한 능선을 따라 가면 정면으로 철탑과 시설물이 솟은 함백산 정상이 거대한 산세를 과시하며 벽처럼 솟은 것이 보인다. 태백선수촌으로 가는 임도를 가로지르면 본격적인 함백산 오름길이다. 좁고 가파른 계단의 산길이 모처럼 숨을 가쁘게 한다. 좁은 오르막을 오르면 하얀 능선이 펼쳐진다. 키 작은 철쭉과 분비나무가 트인 시야를 선사한다.


귀족스런 분위기의 자작나무숲


정상은 고래등처럼 부드럽고 펑퍼짐하다. 키 큰 나무가 없어 달 표면처럼 둥글고 환하게 열려 있다. 전망에 마침표를 찍는 건 미니 첨성대처럼 돌탑을 쌓은 정상 돌무더기다. 정상 조망은 너무 좋다. 남쪽의 태백산을 위시해 북쪽으로는 금대봉과 매봉산, 서쪽으로는 백운산, 두위봉, 장산 등 주변 산세가 거대하고 웅장하다. 철탑 시설물이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백두대간의 위용을 가감 없이 느낄 수 있다.


정상에서 두문동재로 이어진 주능선 등산로가 뚜렷하다. 함백산 정상에서 중함백까지는 50분 정도 걸린다. 중함백산 가는 길에는 주목이 볼거리다. 주목보호를 위해 철조망이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철거해 자연 그대로다. 주목 주변에는 신갈나무들이 여백을 메우고 있다.  산길 오른편 아래에는 태백 오투리조트의 슬로프가 보인다.


능선을 이어가면 은빛 자작나무숲이 은대봉만의 귀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은대봉 정상은 작고 귀여운 표지석이 있는 숲 속 헬기장이다. 둘러앉아 숨을 돌리며 담소 나누기 좋다. 두문동재로 내려서는 길은 썰매를 타기 좋은 시야가 트인 내리막 코스다. 도로가 지나는 두문동재가 날머리지만 적설기에는 두문동재가 산행의 끝이 아니다. 두문동재 터널이 뚫린 뒤부터는 두문동재 정상 길은 제설작업을 하지 않으므로 차가 다니는 터널 입구까지 걸어서 하산해야 한다.


만항재에서 함백산과 은대봉을 거쳐 두문동재까지 종주할 경우 8.7km에 5시간 정도 걸린다. 이것은 러셀이 되어 있을 경우이고 깊은 눈이 쌓여 러셀이 되어 있지 않다면 시간은 몇 배가 더 걸릴 수도 있다. 적설량이 많은 함백산 특성상 러셀 유무가 산행의 관건이다.


두문동재까지 종주가 마땅찮을 경우 자작나무샘터 사거리에서 정선 고한 방향으로 하산할 수 있다. 함백산 능선은 겨울에는 대개 칼날 같은 삭풍이 넘나드는 능선이므로 발라클라바와 버프를 비롯한 방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 함백산 개념도

교통 원점회귀 산행을 할 수 없는 직선으로 뻗은 산줄기다. 만항재에 차를 세워놓고 두문동재 터널 고한 방향 입구에서 택시를 타고 만항재로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한택시(033-592-5050, 591-8181)를 부를 경우 콜비 1,000원이며 만항재까지 1만5,000원 정도 나온다. 버스는 고한에서 만항마을까지 1일 4회(06:40, 09:50, 14:10, 19:00) 운행한다.


숙식(지역번호 033) 만항재에 식당이 몇 곳 있으며 백숙이 유명하다. 할매닭집(591- 3136), 밥상머리(591-2030), 산골닭집(591-5007), 만항식당(591-5196), 웰빙한방마을 (592-1380) 등이 있다. 만항재 정상에는 만항재야생화쉼터가 있으며 감자전, 메밀전, 오뎅, 동동주 등의 메뉴가 있다.


만항재에는 민박이 없으며 태백이나 고한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것이 좋다. 경제적인 숙소로는 태백시에서 운영하는 태백고원자연휴양림(582-7440)이 있다. 태백시내에서 가까워 편하다. 주말기준 7평형 4만 원, 10평형 5만 원, 14평형 8만 원이다. 야영데크는 4,000원이다. 태백에는 이마트를 비롯해 식당이 많으며 24시간 문 여는 춘하추동 해장국(553-4744), 24시해장촌(553-3337)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