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대봉 정상 헬기장의 설경.
-
치악산은 강원도의 수많은 산 중에서도 ‘겨울의 산’으로 꼽힌다. 설경이 아름다운 눈꽃 명산으로 이름 높다. 특히 남북으로 뻗은 주능선은 겨울 북서풍이 거세게 불어 매일 아침 눈꽃이 화려하게 피어난다. 치악산의 매력은 주능선의 상고대와 정상인 비로봉의 압도적인 경치다. 돌탑이 여럿 있는 비로봉은 치악산을 대표하는 명소다. 성벽처럼 돌을 튼튼히 쌓은 탑이 여럿 있다. 정상에선 인근 산들을 단숨에 제압하는 고산 특유의 화려한 경치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들머리는 구룡사지만 점점 황골과 행구동의 관음사·국향사 코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구룡사에 비해 원주시내에서 가깝고 주능선에 이르는 거리가 짧으며, 2,500원의 구룡사 문화재관람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치’가 떨리고 ‘악’이 받쳐서 치악산이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사다리병창의 가혹한 오르막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발이 빠른 사람들은 영원사에서 산행을 시작해 23km의 주능선을 하루에 돌파하기도 한다.
황골 코스는 원주시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을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코스다. 황골탐방지원센터(원주시 소초면 흥양리)에서 비로봉 정상까지는 약 4.1km이지만, 버스정류장에서 황골탐방지원센터까지 1.4km가 더해지기 때문에 산행 길이는 5.5km에 이른다. 편도 약 3시간, 왕복 5시간. 구룡사 문화재관람료를 아끼기 위해 황골 코스로 비로봉 정상에 올라 구룡사로 내려서는 등산객이 많다.
- ▲ 상고대로 치장한 치악산 주능선. 화려한 크리스털 터널 같은 모양이다.
-
행구동에는 관음사와 국형사 들머리가 있다. 관음사를 기점으로 주능선까지 1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고, 국형사에서도 2시간 정도 오르면 향로봉에 닿을 수 있다. 치악산은 어느 코스로 오르든 가파르지만 일단 주능선에만 닿으면 비교적 완만하고 설경이 화려해 산행이 수월한 편이다.
국형사 코스는 국형사를 출발, 보문사를 거쳐 향로봉으로 올라서는 길이다. 주릉을 타고 북쪽으로 종주해 구룡사로 하산하거나 향로봉에서 남쪽으로 주릉을 타고 남대봉을 거쳐 상원사나 영원사로 하산할 수 있다. 국형사에서 보문사까지는 차가 다닐 수 있는 콘크리트길이다. 보문사에서 주릉까지는 경사가 급하다. 국형사에서 향로봉까지 2.8km에 1시간30분 걸린다.
관음사 코스는 원주시 행구동 관음사에서 주능선의 곧은재로 올라서는 길이다. 곧은재에서는 비로봉까지 4.8km, 상원사까지 5.7km로 어느 쪽을 택하든 치악산 주능선의 절반을 맛볼 수 있다. 관음사 코스는 관음사 아래에서 계곡을 건너면 산행이 시작된다. 안내표지판이 있어 입구를 찾는 데는 문제가 없다.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작은 폭포가 연이어 나타난다. 계곡을 몇 번 건너면 조릿대길이 나온다. 계곡이 끝날 때부터는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오르막이 30여 분 계속된다. 마지막 급경사 사면을 오르면 곧은재다. 관음사에서 곧은재까지 1시간30분쯤 걸린다.
황골이나 행구동 코스가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는 길이라면, 구룡사나 금대분소가 있는 영원사 코스는 오르막이 긴 편이다. 금대분소에서 영원사를 거쳐 남대봉까지 5.2km에 2시간 40분 걸리며, 구룡탐방지원센터에서 비로봉까지 5.7km에 3시간 30분 걸린다. 두 코스 모두 지독한 오르막이 길게 이어진다는 공통점이 있어 적설량이 많을 때 초보자가 오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므로 남대봉에서 비로봉까지 잇는 능선 종주 코스는 도전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 눈길이 잘 뚫린 상황이라도 10시간 이상 걸린다. 산행 중 시간이 모자라거나 체력이 떨어지면 곧은재나 황골 갈림길에서 원주시내 방면으로 하산해야 한다. 곧은재나 황골 하산길은 대개 1시간이면 하산 가능하다. 치악산 능선은 바람이 많이 불고 눈이 많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아 장비를 철저히 갖추고 나서야 한다. 위험하다 싶은 바위구간은 없으나 가파른 자연 바위 오르막이 많아 얼어붙은 바위에서 다치지 않도록 아이젠을 필히 준비해야 한다.
- ▲ 치악산 개념도
-
교통 원주역에서 81, 81-1, 82, 74번 버스를 타면 행구동 관음사와 국형사 입구에 닿는다. 20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하며 30분 정도 걸린다. 원주역에서 행구동까지 택시를 타면 요금이 5,000원 정도 나온다. 황골 입구는 원주역에서 82번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원주역에서 2, 41, 41-1번 버스를 타면 구룡사에 닿는다. 영원사 입구인 금대계곡으로 가려면 원주시내에서 21, 22, 23, 24, 25번 버스를 탄다.
숙식(지역번호 033) 들머리마다 식당이 여럿 있다. 금대리 영원사 입구에는 황토골민박(762-3241), 계곡산장(763-3087), 진선미민박(762-1488), 청운산장(763-5884), 금대장여관(763-6663) 등이 있다. 구룡사 입구는 숙박업소가 많다. 치악식당(731-8825), 오성상회(731-5601), 물레방아식당(731-8550), 선달상회(732-0628) 등이다. 구룡계곡 진입로에 있는 쌍다리식당(731-1231)의 감자전과 더덕구이가 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