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가을/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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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가을/김사랑 가을이 자꾸만 깊어 갑니다 가슴은 단풍잎처럼 들끓고 심장은 불길이 되어 타오르는데 막막한 그리움은 차마 떨쳐 내지 못하고 기다림끝으로 낙엽이 되어 집니다 잠자리처럼 잡으려하면 저만큼 달아나던 사랑도 끝내 그림자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뜨거웠던 첫키스의 맹세는 이제는 어찌해야 하나요 떨어지는 잎새를 헤아리다 보면 가을도 저물어 갈 것 입니다 차디찬 한숨만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티끌처럼 사라집니다 낙엽으로 지워진 길위에서 한동안 방황을 하겠지요 그 여자의 가을은 꽃보다도 붉고 자나는 바람보다도 가볍고 황국의 이마에 내려앉은 무서리보다 차갑습니다 시린 계절이 오기전에 그래야 저도 당신을 곱게 보낼 수 있을테니 가슴에 남겨놓은 미련만은 가져 가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