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치의 학정에 반대하여 일어난 '테오도르 하우바하' 라는 한 독일 저항 운동가는 감옥에 갇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에 그의 사랑하는 여인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사랑하는 안네리제… 나는 요즈음 나 자신을 향해서 냉정하게 질문을 던져 보고 있습니다.
즉 지금 이 순간에 공포와 절망 가운데 처한 나머지 그 고통 때문에 당신의 사랑과 자비심에 열렬히 매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나의 사랑이 진실로 순수하며 다른 요소가 섞이지 않았는가를 반성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는 참으로 나에게는 괴로운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전능하신 하느님 앞에서 안네리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 나갈 수 있도록 부여해 주신 그 고결한 용기와 굳건함 때문입니다…."
안네리제는 그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자신도 감시 받으면서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감옥 속에서 고독과 절망에 쓰러지려고 하는 그를 흔들어 깨우며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었던 것입니다.
이 테오도르로 하여금 죽음을 눈앞에 두고 안네리제의 용모도 겉차림도 아니고 그녀의 마음에 있는 그러한 용기와 지혜였던 것입니다.
여러분도 진실한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여 먼저 내부에 마음의 아름다움을 다듬어 나감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기쁨과 사랑을 느끼게 할 수 있기를 빕니다.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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