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심장에도 뱃살처럼 지방 쌓인다

문성식 2012. 8. 4. 15:23

심장에도 뱃살처럼 지방 쌓인다

 

심장병과 심장 비만
심장 비만, 정상인보다 관상동맥협착 10배 많고 심장수축 기능도 떨어져… 음식보단 운동으로 관리

복부에 지방이 쌓여 비만이 생기듯 심장에도 지방이 끼어 비만이 생길 수 있으며, '심장 비만'이 있으면 신체 전체적으로는 비만이 아니라도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 비만이면 심혈관질환 위험 4배 높아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은 심혈관질환이 없는 성인 402명을 대상으로 심장 외벽에 들러붙어 있는 지방의 양을 측정했다. 심장 지방의 양을 심장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구한 뒤, 심장 지방이 많은 상위 25%와 적은 하위 25%를 대상으로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비교했다.

CT로 찍은 심장 사진. 심혈관질환이 없는 사람인데도 초록 색깔의 지방이 심장 곳곳에 끼어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그 결과, 심장 주위에 지방이 많은 그룹(지방 부피 평균 399㎤)은 지방이 적은 그룹(154㎤)보다 관상동맥협착이 10배 많았다. 죽상경화반과 관상동맥석회화 정도도 각각 3배, 6배 많았다. 관상동맥협착은 심장혈관이 좁아져 있는 것이며, 죽상경화반은 콜레스테롤 등이 혈관에 들러붙어 막을 만든 상태이고, 관상동맥석회화는 심장혈관 내벽에 지방 등이 쌓여 딱딱해진 상태를 말한다.

한편, 심장 비만인 사람은 심장수축기능(심장이 피를 뿜어내기 위해 쪼그라드는 정도)도 떨어져 있었다. 이 기능은 60% 이상이 정상인데, 지방이 많은 그룹은 평균 54.2%에 불과했다. 지방이 적은 그룹은 64.1%로 정상 상태였다.

임수 교수는 "이는 심장 비만인 사람은 평균 4배 이상 심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한다는 의미"라며 "특히 신체 전체로는 비만하지 않아도 심장에 지방이 많으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임수 교수는 "복부 지방은 췌장이나 간에 악영향을 많이 미쳐 당뇨병과 지방간 등을 유발하고, 심장 지방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더 많이 높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심장 지방 줄이려면 식사조절보다 운동이 중요

지방은 심장을 포함한 체내 장기 어디든 축적된다. 실제로 누구나 심장에 약간의 지방은 쌓여 있는데, 일반적으로 심장 부피의 5% 이하로 지방을 유지하는 게 좋다. 특히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환자는 심장에 지방이 더 잘 축적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일단 심장에 쌓인 지방을 빼려면 다이어트보다는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임 교수는 "음식 섭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복부 지방과 달리, 심장 지방은 운동 여부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장 지방은 심장 CT를 찍으면 파악할 수 있다. 다만, 해상도가 떨어지는 일부 구형 CT로는 알 수 없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kkw@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