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채근담후집 제48장 - 마음이 흔들리는 자는 활 그림자를 보고도 뱀으로 의심한다. 機動的 弓影疑爲蛇蝎 寢石視爲伏虎 此中渾是殺氣. 기동적 궁영의위사갈 침석시위복호 차중혼시살기. 念息的 石虎可作海鷗 蛙聲可當鼓吹 觸處俱見眞機. 염식적 석호가작해구 와성가당고취 촉처구견진기. 마음이 흔들리면 활 그림자도 뱀이라 하고 누운 바위도 호랑이로 보이나니 이런 중에서는 모두가 해치는 기운뿐이로다. 마음이 가라앉으면 사나운 석호石虎도 바다 갈매기로 길들일 수 있고, 개구리 울음소리도 음악처럼 들리나니 이르는 곳마다 참기틀을 보게 되리라. [해설] 詩의 세계나 선(禪)의 세계나 모두 순수한 마음가짐이 있을 때라면 누구나 터득하고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심(詩心)과 선심(禪心)은 인간 모두에게 간직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속기(俗氣)에 가려질 때면 사심도 선심도 떠오르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유식하다 하더라도 시심이나 선심을 이해 하지 못함은 그 사람이 속기에 가득차 있음을 반증합니다. 시인이 되고자 해서가 아니라, 또는 선종(禪宗)에 이르고자 해서가 아니라, 우주 대자연의 참모습을 터득하여 인생을 바로 살아나가기 위해서도 속기를 떨쳐 버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