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새로운 형식의 삶에 대한 실험 / 법정 스님

문성식 2011. 12. 22. 05:53

    
     새로운 형식의 삶에 대한 실험  
    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삶을 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 보기 위함이었다. 
    다시 말해 오직 삶의 본질적인 문제들만을 마주하면서, 
    삶이 가르쳐 주는 것들을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깨닫고 싶었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그토록 소중한 일이기에 
    나는 진정한 삶이 아닌 삶은 살고 싶지 않았다. 
    내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얽매임이 없는 자유이고,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아 나갈 수 있으므로 
    값비싼 양탄자나 다른 호화 가구들, 맛있는 요리 
    또는 새로운 양식의 고급 주택 등을 살 돈을 
    마련하는 데에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이런 것들을 얻는 일에 하등의 거리낌을 
    느끼지 않고, 또 일단 얻은 다음에 그것들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나 실컷 그런 것들을 좇으라고 하라. 
    우리 모두에게 인간은 제약인 반면 자연은 자유이다. 
    인간은 우리로 하여금 또 다른 세상을 그리워하게 
    만들지만 자연은 우리를 이 세상에 만족하게 한다. 
    그는 고백한다. 
    "강둑 위를 환하게 비추는 햇볕의 따뜻함을 느낄 때, 
    황금빛 모래를 드러난 붉은색 흙을 바라볼 때, 
    부스럭거리는 마른 잎 소리와 
    개울에서 눈이 녹아 똑똑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때, 
    나는 내가 영원의 상속자임을 느낀다. 
    다른 어느 곳에서 인간 세상의 왕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야생의 숲에서 학생이 되고 
    자연의 아이가 되고 싶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에서 -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얼마나 쉽게 어떤 정해진 길을 밟게 되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편히 선실에 묵으면서 
    손님으로 항해하기보다는 
    인생의 돛대 앞에, 갑판 위에 있기를 원한다. 
    -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