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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
이 교훈은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길에도 깨우침이 될 것이다.
노자도 일찍이 말했다.
"가장 착한 것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해 있다.
그러므로 물은 道에 가깝다."
물에는 고정된 모습이 없다.
둥근 그릇에 담기면 둥근 모습을 하고,
모난 그릇에 담기면 모난 모습을 한다.
차가운 곳에서는 얼음이 된다.
이렇듯 물에는 자기 고집이 없다.
자기를 네세우지 않고 남의 뜻에 따른다.
살아 있는 물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강물은 항상 그곳에서 그렇게 흐른다.
같은 물이면서도 늘 새롭다.
오늘 흐르는 강물은
같은 강물이지만 어제의 강물이 아니다.
강물은 이렇듯 늘 새롭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거죽은 비슷하지만
실재는 아니다. 오늘의 나는 새로운 나다.
살아 있는 것은 이와 같이 늘 새롭다.
임종을 앞둔 늙은 스승이
마지막 가르침을 주기 위해 제자를 불렀다.
스승은 자신의 입을 벌려 제자에게 보여 주며 물었다.
"내 입 안에 무엇이 보이느냐?"
"혀가 보입니다."
"이는 보이지 않느냐?"
"스승님의 치아는 다 빠지고 하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는 다 빠지고 없는데 혀는 남아 있는 이유를 알겠느냐?"
"이는 단단하기 때문에 빠져 버리고 혀는 부드러운
덕분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스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는 것,
이것이 세상 사는 지혜의 전부이니라.
이제 더 이상 너에게 가르쳐 줄 것이 없구나.
명심하거라."
- 법정 스님< 맑고 향기롭게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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