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10월의 마지막 밤은

문성식 2010. 9. 12. 20:00

10월의 마지막 밤은  / 雪花 박현희


해마다 되풀이해 맞이하는

10월의 마지막 밤이건만

왜 이리도 외롭고 쓸쓸한지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반드시 풀어야 할 산더미 같은 숙제를

미처 풀지 못한 것처럼

마음이 무겁고 갑갑하네요.

 

언제부턴가 10월의 마지막 밤이

이토록 보내기 싫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인생의 절반을 넘어

중년을 살아가는 내 모습이

늙고 초라하게 느껴지기 때문일까요.

마음은 여전히 사춘기 소녀이고 싶은데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어느새 흐르는 세월의 강에 떠밀려

영락없이 볼품없는

중년 여성의 모습뿐인걸요.

아직도 해야 할 일은 참으로 많은데

이렇듯 감상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는데

저물어 가는 10월의 마지막 밤은

유독 가을을 앓는 내겐

마치 가벼운 몸살을 치르듯

더 많이 고뇌해야만 하는

인고의 시간인가 봅니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속에 들려주고 싶은글  (0) 2010.09.12
차 한잔에 순수함 담아서  (0) 2010.09.12
글에도 마음씨가 있습니다  (0) 2010.09.12
가슴으로 그리는 사랑  (0) 2010.09.12
따뜻하고 아름다운 친구  (0) 2010.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