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우리는 너무 서두른다 / 법정 스님

문성식 2011. 10. 31. 11:54

     
    
        우리는 너무 서두른다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우리보다 훨씬 부유하게 살기 때문에 이제는 한고비 지나 느슨하게 즐기려는 경향이 짙다. 물건을 파는 가게나 은행, 혹은 관공서에 가보면 어찌나 꾸물대는지 우리네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날 지경이다. 저쪽은 차디찬 질서만 있지 훈훈한 인정은 희박하다. 합리적인 사고에 젖은 나머지 비합리적인 정의 여백이 빈약하다. 겉으로는 자유로운 사회 같지만 안으로는 꼼짝 못하도록 구조적으로 얽매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고쳐야 할 점은 많다. 그중 하나가 매사에 너무 성급하고 조급하게 서두는 일이다. 좀 진득하게 기다리며 참을 줄을 모른다. 차곡차곡 쌓아나가지 않고 단번에 올라서려고 한다. 차분히 안으로 삭이지 않고 밖으로 드러내놓으려고만 한다. 성급하고 조급하기 때문에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을 가지고 속단한다. 이런 일들로 인해서 저지른 시행착오가 얼마나 많은가. 과속은 무감각 상태를 가져온다. 그것은 맹목적인 행동과 같다. 너무 조급히 서둘다보면 조그만 일에서 오는 삶의 잔잔한 기쁨과 고마움을 놓치기 쉽다. 등산의 기쁨은 산을 오르는 일에 못지않게 산을 이만치서 바라보는 여유에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법정 스님 < 텅빈 충만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