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오늘의 말씀과 묵상 / 한가위(9/12)

문성식 2011. 9. 12. 07:04




한가위(9/12)








    오늘 전례 오늘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명절인 한가위입니다. 제때에 바람과 햇볕과 비를 주시고 곡식을 익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모든 것은 주님께 왔으니 모든 것이 주님 것임을 고백하고 가족과 이웃이 함께 기쁨을 나누는 날입니다. 땅을 정성들여 가꾸어 물려준 조상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날입니다. 세상을 떠난 영혼을 이 기쁨과 축제의 날에 기억하며 정성을 다해 미사를 봉헌해야 하겠습니다.
    말씀의 초대
    세상의 모든 만물이 주님의 보살핌으로 자라고 열매를 맺는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제때에 비를 내려 주셔서 양식을 내고 기쁨을 나누도록 하신다. 이스라엘에 내린 사랑의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온 인류에게 전해진다(제1독서). 주님께서 곡식을 수확하시는 땅은 그 위에 사는 인류를 가리킨다. 주님께서는 마지막 날에 추수하시듯 온 인류를 심판하시고 당신의 나라로 불러들이신다(제2독서).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 것으로 평화와 안정을 누리려 한다. 그러나 우리의 생명은 주님 안에 있어, 주님께서 숨 한 번 거두어 가시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복음).
    제1독서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리라.> ▥ 요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2,22-24.26ㄱㄴㄷ 들짐승들아, 두려워하지 마라. 광야의 풀밭이 푸르고 나무가 열매를 맺으며,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도 풍성한 결실을 내리라. 시온의 자손들아,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주님이 너희에게 정의에 따라 가을비를 내려 주었다. 주님은 너희에게 비를 쏟아 준다. 이전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쏟아 준다.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리라.>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14,13-16 나 요한은 “‘이제부터 주님 안에서 죽는 이들은 행복하다.’고 기록하여라.” 하고 하늘에서 울려오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성령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그들은 고생 끝에 이제 안식을 누릴 것이다.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내가 또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그 구름 위에는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이 앉아 계셨는데, 머리에는 금관을 쓰고 손에는 날카로운 낫을 들고 계셨습니다. 또 다른 천사가 성전에서 나와,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께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낫을 대어 수확을 시작하십시오.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수확할 때가 왔습니다.” 그러자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이 땅 위로 낫을 휘두르시어 땅의 곡식을 수확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사람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15-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사람들에게 “한 해 최대 명절인 추석은 어떤 날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오곡백과를 내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날’,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는 날’, ‘부모님 찾아뵙고 못다 한 효도를 하는 날’, ‘오랜만에 만난 형제들과 우애를 나누는 날’과 같은 대답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대답이 많답니다. ‘부부 싸움 하는 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대립하는 날’, ‘형제들 의리 상하는 날’, ‘돈만 쓰고 피곤하기만 한 날’ 등. 한 해 최대 명절이지만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오랜만에 모여 우애와 행복을 나누는 가족도 많지만, 점차 그런 모습은 줄어들고 오히려 가족 간의 불화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 명절 모습인 듯합니다. 마치 핵분열을 하듯 가족이 해체되고 부모와 형제 관계도 이해관계에 따라 우애가 결정되고 있습니다. 아무런 능력도 재산도 없는 부모나 형제는 자신에게 피해나 주는 귀찮은 존재로만 여겨집니다. 쥐꼬리만 한 재산상의 이해관계만 걸려 있어도 형제간에 등 돌리고 사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가족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그 안에 인정과 우애보다 물질적 가치가 주인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알고 보면 자기 곳간에 재물을 더 쌓아 두지 못해 불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들은 가족의 분열과 불화의 탓을 다른 형제에게 돌림으로써 더욱더 나쁜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대가족이면서도 형제 사이에 우애가 있고 화목한 가정은 형제 가운데 누군가 사랑과 희생으로 모든 가족을 아우르기 때문입니다. 다른 형제에게 왜 희생을 못하느냐고 묻지 말고, 스스로 가족과 이웃을 위해 희생과 아픔을 말없이 참아 내야 합니다. 평화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깃들게 됩니다. 이것이 하늘에 쌓아 두는 재물입니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 그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만은 풍요로워야 하겠습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하늘에 쌓은 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