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쓰려 답답해 화끈거려.. 가슴앓이 3대 질환

문성식 2011. 8. 10. 21:01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가슴이 쓰리다, 조인다, 타들어간다…." 비슷한 증상 그러나 전혀 다른 원인. 흔히 가슴앓이나 가슴통증 등으로 불리는 질병엔 대표적으로 3가지가 있다. 협심증, 심근경색 그리고 역류성식도염이다. 3가지 중 1가지를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해도 "예전 것이려니"하고 지나칠 수 있어 위험하다. 3가지 질병 모두 환자수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란 점도 문제다. 가슴앓이 3대 질병의 차이점과 각각의 대처법을 알아봤다.

◆'가슴이 타는 듯한' 역류성식도염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심혈관계 질환인 반면, 역류성식도염은 그와 전혀 상관없는 소화기 질환이다. 위액이 거꾸로 식도로 올라와 염증을 일으키거나 식도를 헐게 해 통증을 유발한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형적인 서구형 질병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큰 증가세를 보인다. 질병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져, 역류성식도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10년 전에 비해 최근 4배 정도 늘었다.

증상에 대한 표현은 사람마다 크게 다른데 대표적으로 ▶목에 무엇인가 걸려있는 것 같다 ▶가슴이 타는 듯하다 ▶속이 쓰리다 식으로 호소한다. 낮보다는 밤에 심해진다.

복부 위쪽에서 시작된 통증이 목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사람에 따라선 날카롭거나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온다. 이런 경우 협심증과 헷갈리기 쉽다.

역류성식도염 초기일 때는 일반적으로 약국에서 일반약을 구입해 먹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완화된다면 다행이지만 속쓰림으로 2주 이상 약을 먹게 되거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생기고 체중이 줄었거나 음식을 삼키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 경우, 구토를 자주 하게 되는 경우에도 검사를 받도록 한다.

역류성식도염은 위내시경이나 식도 산도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초기라면 음식 및 생활요법 교정으로 치료하며 약물을 처방받는다. 하지만 이 질병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어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

◆'꽉 죄는 듯한' 협심증

협심증은 가슴 한복판 깊숙이 조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유발한다. 어깨나 팔, 목, 턱, 등에서도 생길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과 비슷하게 '타는 듯한' 느낌이 오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역류성식도염을 갖고 있는 경우 협심증 증상을 그냥 지나쳐버릴 가능성이 높다.

평소 자신의 가슴통증 양상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조금이라도 증상이 달라지거나 강도가 심해지면 협심증을 의심해본다. 협심증과 달리 역류성식도염은 물을 마시거나 껌을 씹어 침을 많이 삼킬 때, 제산제를 복용했을 때 증상이 좋아진다는 점도 염두에 둔다.

협심증은 심장 쪽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 때 생기는 증상의 일종이다. 혈액량이 줄면 심장근육세포는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얻지 못한다. 이 때 심장은 일종의 '대체 에너지'를 써서 기능을 유지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젖산(lactic acid)이라는 부산물이 심장근육에 쌓이고 이것이 통증을 유발한다.

원인은 혈관이 좁아졌거나 들어붙었기 때문인데 혈관 문제없이도 협심증은 생길 수 있다. 심각한 빈혈이 있는 경우 피에 산소가 부족해 협심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심장근육이 두꺼워진 사람도 산소가 더 필요하므로 공급이 부족하면 협심증이 올 수 있다.

◆'급체 느낌 혹은 호흡곤란' 심근경색 신호

역류성식도염과 협심증이 일종의 만성질환이라면 심근경색은 초를 다투는 위급상황이다. 하지만 심근경색은 그 증상이 가장 모호하고 때론 없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병원에서 심근경색 '고위험군'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면 증상의 특징과 순간 대처법을 숙지해야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아예 막혀 피가 공급되지 않는 상태다. 피를 받지 못한 심장근육은 손상을 받게 된다. 급성 심근경색의 사망률은 40%에 달한다. '돌연사'의 원인이 심근경색인 경우도 많다.

뇌졸중과 마찬가지로 심근경색은 증상 발생 후 얼마나 빨리 응급처치를 받느냐가 생명이다. 심근경색이 오면 혈관을 뚫어주거나 이어주는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약물치료가 병행될 수도 있다.

응급처치로 목숨을 건졌다 해도 손상을 입은 심장근육은 되살릴 수 없다. 최근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로 화제를 모은 심근경색 치료제가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인데, 심근경색 후 약화된 심장기능을 어느 정도 되살려주는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그 효과와 안전성은 아직 완전히 입증된 것이 아니어서, 여전히 심근경색 발생 후 응급처치의 중요성은 변치 않는다.

심근경색이 생기면 가슴을 누르거나 조이는 듯한 통증이 온다. 사람에 따라선 아예 흉통이 없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 없더라도 속이 답답한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동시에 식은땀,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면 급성 심근경색일 가능성이 높다.

심근경색 발생에는 흡연, 고령,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스트레스 등이 골고루 영향을 준다. 위험인자를 몇가지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위험도가 계산된다. 전문의들이 환자마다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으므로 평소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해두는 것이 좋다.
도움말 및 자료 : 안정천 고려의대 교수(고려대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공경택 부장(유비스병원 내과전문센터), 웹엠디(Web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