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오로지 인간이 되기 위해서. /법정 스님

문성식 2011. 4. 23. 14:00

       
       오로지 인간이 되기 위해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불성(혹은영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자기에게 주어진 
      그 힘(생명력)을 제대로 
      쓸 줄을 알아야 한다.
      그 힘을 바람직한 쪽으로 잘 쓰면 얼마든지
      창조하고 형성하고 향상하면서 삶의 질을 
      거듭거듭 높여갈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생명력을 가지고도 
      한 생각 비뚤어져 잘못 써 버릇하면,
      그것이 업력(業力)이 되어 
      마침내 자기 자신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이 끝없는 
      구렁으로 떨어져버린다.
      똑같은 생명력이라도 
      서로 다른 지배를 받아
      한 장미나무에서 한 갈래는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고, 다른 갈래는 독
      이 밴 가시로 돋아난다.
      도덕성이 결여되었거나 
      삶의 목적이 합당치 못한 일은
      아무리 그럴듯한 말로 
      늘어놓는다 할지라도 
      올바른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사람은 하나하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그가 의식을 하건 안하건  
      둘레의 대기에 파장을 일으켜 
      영향을 끼치고,착하지 못한 말과 행동은
      또한 착하지 못한 파장으로 
      어두운 영향을 끼친다.
      사람은 겉으로는 강한 체 하지만
      속으로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존재이다.
      우리 자신이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또한 다른 사람의 
      상처를 건드려 고통을 주는 일이 적지 않다.
      우리는 순간순간 내게 주어진 
      그 생명력을 값있게 쓰고 있는지를,
      아니면 부질없이 탕진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줄을 알아야 한다.
      삶의 양을 따지려면 밤낮없이 채우는 일에만
      채우는 일에 급급하겠지만,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비우는 일에 보다 마음을 써야 할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밤,
      풀벌레소리에 귀를 모으면서 
      생각의 실마리를 풀어 본 것이다.
      오로지 인간이 되기 위해서.
      법정 스님의<물소리 바람소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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